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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유럽



2013년 9월 말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한달이 채 안 되어 일자리를 구했다!

집을 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경사라 무척 기뻤다.

3일간 트라이얼을 받고, 4일을 쉬고 그 다음 주말에 첫 출근이었다.


갑자기 4일의 자유시간을 받게 되었을 때, 런던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를 이용하면, 아일랜드에서 런던까지 아주 저렴하게 갈 수 있다.

나는 코앞에 닥쳐서 예매를 했기 때문에 한화로 약 10만원 정도로 왕복 티켓을 끊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 예매하는 경우 왕복 3만원으로도 갔다온 사례가 있었다)


이렇게,

아일랜드에서 지내는 동안의 첫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런던 STANSTED 공항에 도착해서 테라비전이라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다.

워낙 아침 일찍 아일랜드에서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런던에 도착했을 때에도 여전히 아침이었다.









런던 시내에 도착했을 때 처음 보인 풍경!!

런던 여행을 마치고 아일랜드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돌아갈 때에도, 

역시 이 장소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리고 이 곳에서 기차인지 뭐시긴지를 타고 런던 여행을 시작했다.

런던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이 반겨주었다 :)








런던의 명물 지하철(언더그라운드)

우리나라와 다르게 원형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튜브라고도 부르는 건가?! 






지하철 역마다 특색있는 무늬와 모양으로 벽면이 꾸며져 있었다!!

런던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기했음 >_<








지하철 밖으로 나왔을 때에도 몹시 영국적인 풍경이 나를 반겨줘다.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와, 빨간 이층 버스, 고풍스러운 건물들!! 









첫 구경은 내셔널갤러리!

여기선 카메라를 쓰지 않았다 :-)







내셔널갤러리 주변에 있는 런던패스 오피스에서 런던패스를 받았다!

사실 후에 다른 나라 여행을 할 때에는 베네치아 빼고는 굳이 도시패스를 쓰지 않았는데..

이때는 첫 해외여행인데다가 준비 기간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간편하게 런던패스를 구매했다.







내셔널갤러리 앞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분수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귀여운 아이들의 뒷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낯선 곳인 것도 잊고 한참 바라보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몇몇 아이들이 분수대에 모여있자 곧이어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물장난으르 하며 놀았다. 귀요미들!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런던의 코벤트가든이라는 시장이었다!

아일랜드의 친구에게 영국여행가이드북을 빌렸을 때 이곳이 나와있어서 여기도 와보았다.









이렇게 멋진 그림들을 파는 아저씨도 있었다.

그때 내가 좀더 여유가 있었다면 그림을 몇장 사왔을텐데!!

이때는 아직 월급을 받기 전, 마지막 생활비와 신용카드를 써서 여행을 간 것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런던 어딜 가도 사고 싶은 예쁜 물건들이 많아서, 결국은 기념품 값이 많이 들긴 했다 ㅋㅋ 내가 빨간색을 좋아해서 더 예뻐보였나부다)








시장의 내부를 천천히 걸으며 구경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시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우리나라처럼 빠른 발걸음이 아니라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구경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점심을 먹고 바로 온 거라 배가 부른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 음식 중에 처음 보면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녀석을 골라 먹어봤다.

따끈따끈한게 맛도 좋았다 :-)










코벤트가든을 천천히 돌며 구경한 뒤, 나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짧은 여행이었기에 런던에서의 하루하루를 아주 꽉 차게, 알차게 보냈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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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5 두번째 유럽




2015년 9월 28일 인천 출발. 2주간의 유럽 여행

구성원 : 5세 남아, 10세 남아, 11세 남아, 26세 청년, 38세 여성, 48세 여성




이 글의 영상과 사진은 샤오미 액션캠(yi camera)로 찍었음!



영상을 클릭해주세요 :)





[로마]




로마 시내 전경






판테온 안에서!






로마에서 피렌체로 가는 기차





[피렌체]




피렌체 두오모 성당(종탑)





두오모 위까지 혼자 씩씩하게 걸어 올라 간 5살 사촌동생





두오모 앞에서 건진 인생샷(친구들 왈)





피렌체 종탑 꼭대기에서 두오모 돔과 함께 찍은 셀카!





화창한 날의 두오모





피렌체 기념품샷에서 산 꼭두각시 인형과 함께!






[베네치아]




베네치아 무라노섬에서!






[인터라켄]




인터라켄! 스피츠에서 인터라켄으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 풍경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의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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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유럽





사진 정리 하다가 발견한 루체른 영상

작년에 유럽 여행할 때 사진 정리와 업로드를 미루지 않으려고 한 도시의 여행이 끝날 때마다 그때그때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했었는데, 루체른은 사진을 몇장만 고를 수가 없어서.. 그대로 다 이어붙여 영상으로 만들었다.

여행 중에 급하게 만드느라 사진을 골라내지도 않고 그냥 루체른에서 찍었던 사진을 찍은 순서대로 전부 이어붙였기 때문에 영상 퀄리티가 좋진 않지만 낮부터 해질녘까지 내가 보고 느꼈던 풍경 그대로가 담겨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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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유러피안 도시에 있는 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일랜드 더블린의 피닉스 파크(Phoenix Park)!

지난 포스트에서 길을 잃고 우연히 장미꽃 가득한 메모리얼 가든에서 놀다가 정신 차리고 피닉스 파크까지 걸어왔다.

다른 사람들은 피닉스 파크를 갈 때 더블린에서부터 출발해서 나와 다른 루트로 가기 때문에 사슴을 본적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루칸에서 출발하여 엉뚱한 곳에 내려 지도를 보고 내 마음대로 길을 찾아간 결과 공원 안으로 쭈~욱 들어오자 마자 사슴 떼와 만날 수 있었다.




피닉스 파크는 유럽 도시에서 가장 크다는 명성처럼 끝없이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내가 이날 다녀온 부분은 정말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한없이 펼쳐진 잔디 공원은 처음 보았다.




심지어 이곳에는 사슴들이 울타리도 없이 그냥 방목되어 있었다.

누구 하나 지키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슴 무리 가까이 가서 구경할 수도 있었다.




아일랜드 하면 초록색과 아름다운 자연이 대표적인 상징이라 하지만 정말 수도인 더블린에 있는 공원에서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줄이야..!

정말 자유롭게 풀 뜯으며 움직이는 사슴을 처음 본 나는 홀린 듯 사슴 떼를 구경했다.

털이 아주 탐스럽고 예쁜 사슴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일랜드 답지 않게 유난히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사슴들도 나른하고 여유있게 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을 평소에 많이 보기 때문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무념무상이었다ㅋㅋㅋㅋ




드넓은 초원 주위로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져있고 바로 위엔 끝없이 펼쳐진 하늘이 가까이 있었다.

가지각색 사슴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이곳은 마치 지상 낙원 같았다.





공원의 한쪽에 언덕 위에 거대한 십자가가 우뚝 서있었다.

이때는 그냥 피닉스파크에 대한 정보에 대해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방문한 거라 저 십자가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해서 그냥 신기하고 의하하고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마치 커다란 무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자가가 있는 언덕과 그 주위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쪽으로 갔다.

나중에 찾아보니 저 십자가는 '교황의 십자가'로 1979년에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아일랜드에서 미사를 했던 것을 기념하는 의미로 세웠다고 한다. 




이건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십자가를 등지고 찍은 사진

잔디밭이 정말정말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저기 사진에 보이는 나무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한~~참을 가야 하는데, 정말 놀라운 점은 여기 이 공원은 피닉스파크의 일부라는 점이다. 하하. 피닉스 파크 안에는 '더블린 동물원'도 위치해 있는데 나는 거기는 방문해보지 못했다.




한참을 걸어 십자가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따뜻한 볕을 쐬며 앉아있으니 광합성을 하는 기분이었다.

잠시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어보려 했으나...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오래 앉아있을 수 없었다 ㅋㅋㅋ

1년 365일 중 300일 가량이 흐리거나 비가 온다는 아일랜드는 이상하게 나에게 말도 안 되게 좋은 날씨들을 보여주었다.




이 사진은 십자가의 아랫 부분이다.

누군가가 이곳에 꽃을 걸어두었다.




그리고 십자가는 정말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더블린은 신기하게도 건물들의 높이가 한국에 비해 매우 낮아서 어디서든 하늘이 잘 보이는데, 더블린 시내에 있는 스파이어와 여기 피닉스 파크의 교황의 십자가처럼 말도 안되게 높게 솟은 건축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스파이어와 십자가 모두 정말 뜬금 없이 끝도 없이 우뚝 솟아 있다.

아이리쉬만의 독특한 취향인가ㅋㅋㅋㅋㅋㅋ어쨌든 심플하면서도 강렬하고 곧은 느낌이 좋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언덕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언덕 아래 잔디밭에서 축구 연습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어린 아이들도 많았는데 모두 언덕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 엄마들 같았으면 아이들이 바닥에서 구르기 시작할 때부터 옷 더러워진다고 말렸을텐데 이곳에서는 아이들 옷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개의치 않는 것이 신기했다. (공원 뿐 아니라 쇼핑센터 같이 사람들이 많이 밟고 다니는 바닥에서 아이가 뒹굴거려도 그냥 두더라..!)




여기는 언덕의 다른 편..

이렇게 드넓은 초원이 어떻게 그냥 '공원'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거듭 말하지만 이곳 역시 공원의 일부일 뿐..)

아일랜드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작은 나라이지만 이렇게 넓게 펼쳐진 땅을 그냥 그대로 둔다는 게 빽빽한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는 놀라웠다.

우리나라였다면 분명히 뭐라도 만들고, 하다못해 편의점이라도 세워두거나 산책로를 조성하거나 아무튼 뭐라도 설치하고 꾸며두었을텐데 그냥 사람이든 사슴이든 누구든 자유롭게 거닐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이 넓은 공간을 그대로 두는 이 나라 사람들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이방인의 시각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




아이랑 놀아주는 아빠도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공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피닉스 파크 뿐만이 아니라 더블린 시내의 스티븐스 그린에서도 평일 점심에 양복 입고 유모차를 끌고 오는 남자들이나, 부인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놀아주는 아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내가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고작 6개월 동안 머물면서 본 아일랜드의 모습은 물론 단편적인 것이겠지만, 일을 구하던 중 다단계 회사에 들어갈 뻔 했을 때 멋모르고 전기와 가스를 방문판매하는 매니저를 따라다니면서 아일랜드의 일반 가정집에 방문해본 적이 있다.

하루 종일 여러 집의 문을 두들기며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놀랐던 점은 평일 오후 4시~5시 정도의 이른 시간에도 남자들이 가족과 식사준비를 하며 집에 있는 모습이었다. 

어떤 아저씨는 이미 술을 한잔 해서 얼굴이 발갛게 변한 채로 가족들이랑 식사 중이라며 정중하게 방문을 거절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이곳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무척 가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다단계 회사는 하루의 트라이얼을 끝에 채용되었지만 내가 다단계임을 깨닫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거절 연락을 해서 다행히 이 정도의 경험으로 그칠 수 있었다. 혹시 아일랜드에서 일(아르바이트)을 구한다면 세일즈 회사를 조심하자...)




우연히 발견해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었던 메모리얼 가든(지난 포스트 참고)과 압도적인 넓이에 깜짝 놀랐던 피닉스파크까지!

걷고 또 걸었지만 눈이 즐거워 하나도 피곤한 줄 몰랐던 주말 나들이였다.




이 노란 꽃은 피닉스 파크 뿐 아니라 아일랜드 곳곳에 피는 꽃 같다.

더블린에 위치한 바닷가인 호쓰에도 이 꽃과 비슷한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있다고 한다.(내가 호쓰에 갔을 땐 꽃이 별로 없었다)




한참 앉아 있다가, 책도 읽다가, 낮잠도 좀 자다가 슬슬 일어나서 걸어 내려왔다.




공원의 다른 부분도 걸어볼까 하고 걷다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거리를 깨닫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초원을 지나 길을 따라 내려간 뒤 평범하게 보이는 공원을 따라 내려가면 끝에 내가 들어온 입구가 있었다.

이 사진은 그냥 중간에 있는 길이다.




괜히 유러피안 씨티에 있는 가장 큰 공원이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

2013년 9월, 여전히 나는 일을 구하는 불안정한 신세였지만 이 아름다운 주말에 여유를 한껏 느끼고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주에 나는 다단계에 들어갈뻔 한 위기(위에 언급)를 지나 운 좋게 바로 다음날 리피밸리 쇼핑센터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면접을 보고 거기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생활에서는 운이 정말 중요하다던데, 정말인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딱 적당한 시기에 일이 구해진 것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정말 일을 빨리 구한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해주었다. 

아일랜드에 온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일을 구하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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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3주차! 2013년 9월의 어느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강아지 사라가 내 방 침대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어서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낮에 열심히 이력서를 돌린 뒤 이른 오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말에는 집주인 아들이 추천해준 더블린의 명소 '피닉스파크'로 혼자 나들이를 가려고 도시락 재료를 사러 나갔다.

더블린 구경을 하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지 몰라서 제이콥에게 물어보니 유럽 도시에 있는 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공원이라면서 '피닉스파크'를 추천해줬다.

동네에 집에서 5분 거리에 큰 마트가 두개 있었지만, 예전에 한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을 때 보았던 '슈퍼퀸'이 생각나서 거기까지 산책삼아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동네 아이들을 만났는데 정말 흥이 넘치는 아이들이었다ㅋㅋㅋㅋㅋ





길을 걷는데 붉은 벽돌 담장에 하얀 분필로 쓴 글씨가 보였다.





괜히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져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채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슈퍼퀸에 도착!!!

저 입구로 들어가 아래로 내려가면 넓은 매장이 나온다.

나중에 전해들은 바로는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각종 샐러드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이날 이후로도 종종 이곳으로 장을 보러오곤 했다. 





아일랜드는 9월인데도 해가 참 빨리 졌다.

장을 보고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드디어 주말!!

들뜬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서 피닉스파크로 향했다.

사실 이때만해도 구글 지도에 아일랜드 길찾기를 하면 대중교통 정보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였다.

그래서 피닉스파크의 위치를 구글지도로 대강 확인하고, 대~략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탄 뒤 GPS를 켜놓고 최대한 가까이 갔을 때 내렸다!!!!

하지만 지도상으로만 봐도 내가 내린 곳에서 피닉스파크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는 족히 가야할 것 같았다ㅋㅋㅋㅋㅋ

더군다나 내린 곳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차도여서 '어떻게 저쪽으로 건너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담장 중간에 난 문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메모리얼 가든'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정원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넓은 정원에 가운데 연못을 둘러싸고 온톤 장미꽃이 펼쳐져있었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그리스 신화 속 신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노랑, 분홍, 주황, 빨강... 온갖 색깔의 장미가 눈을 즐겁게 했다.

사실은 '피닉스파크'로 가던 중 길을 잃었던건데, 우연히 정말 멋진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이날도 역시 1년 내내 비가 오는 아일랜드답지 않게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한낮의 햇볕이 정원 위로 쏟아졌다.






천천히 정원을 한바퀴 돌면서 바닥에 떨어진 꽃잎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밟지 않아 보송보송하고 맨들맨들한 꽃잎이었다.

흔히 보던 빨간 장미가 아니라 더 예쁘게 느껴졌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 정원을 발견한 것처럼 두근두근 했다.





장미 정원 구석에 있는 벤치에 앉아 꽃을 바라보면서 도시락을 먹었다.

비록 길 잃은 신세였지만 걱정은커녕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메모리얼 가든 안에는 장미 정원 말고도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가 더블린 중심에 있는 스티븐스 그린보다 더 넓게 느껴졌다.

이곳도 이렇게 넓은데, 피닉스파크는 얼마다 더 넓다는 걸까?

정신을 차리고 다시 구글 지도와 GPS를 켰다.




분수대 가장자리에 쪼끄만 강아지가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뛰어 놀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이곳이 천국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토록 평화롭고 따사롭고 아름답다니!!!





지도를 보며 걷다보니 작은 샛문이 나왔다.

과연 저곳으로 들어가도 될까 싶었는데, 산책하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다니길래 나도 막 들어갔다.





공원 옆으로 흐르는 작은 강에서 사람들이 이상한 걸 타고 있었다.

아무리 풀이 우거졌어도 이곳은 더블린, 나름 한 나라의 수도인 큰 도시인데 사람들이 저런 레저스포츠를 즐기다니 문화충격이었다ㅋㅋ

이때는 몰랐는데 저기 4번째에 타고 있는 사람 머리를 보니 어쩌면 내가 살았던 루칸 집에 이 시기보다 2달정도 나중에 이사왔던 이탈리아 중딩 로잘라가 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주말 로잘라와 현관 앞에서 만나서 어디가냐고 물었을 때 운동하러 간다고 해서 무슨 운동 하냐고 했더니 카누 같은거 배운다고 했었는데...!

저 헤어스타일은 그 로잘라와 몹시 비슷하다ㅋㅋㅋㅋㅋ





산책로는 끝없이 이어졌다.

구글지도를 보면 나는 피닉스파크 쪽으로 잘 가고 있는게 맞았지만, 나는 과연 이 길을 끝까지 가도 될지 의문이 들었다.

지도를 보면 분명 이 강을 건너가야 하는데 사진으로도 보이듯이 도대체 언제쯤 건널 수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 걸어온 길을 되돌아 가야하나 싶기도 했다.





그렇게 걷던 중 다행히 다리가 나왔다!

정말 천만 다행!!!

다리 옆쪽에는 사람 사는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었다.





그렇게 조금 더 마을을 지나 걸어올라갔더니 드디어 피닉스파크의 입구가 나왔다!

머나먼 여정이었다ㅋㅋㅋ


사슴이 뛰노는 피닉스파크의 모습은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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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년 9월 아일랜드 생활 셋째 주, 어김없이 맑은 하늘이 나를 반겨줬다.

1년 중 대부분이 비 오거나 흐린 날이라는 아일랜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더블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티븐스 그린'도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참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아직 나는 호스텔의 도미토미룸, 작은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내가 살 집은 도착한 첫주에 구했지만, 그 집의 사정으로 입주일이 늦어진 것이다.

처음에 멋모르고 호스텔 일주일 예약확인서만 가지고 무작정 더블린으로 온 나는 입주 전까지 호스텔방 세군데를 옮겨다녀야 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또 다시 여행을 떠나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호스텔에서 3주 가까이 지내면서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커졌다. 





그리고 드디어 이사 간 내 방!!

원래 가정집이었는데 부부가 이혼하는 바람에 부인과 딸이 따로 살게 되어서 빈 방이 생겼고, 딸이 살던 핑크빛 방에 내가 첫 세입자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비록 한국의 내 방의 1/2 밖에 안 되는 크기였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기에 이 방이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한국에서 늘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내가 독립적으로 나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건 나에게 큰 의미였다. 

너무 행복했다.

주인 아저씨가 챙겨준 호피무늬 담요와 내 머플러 무늬가 기가막히게 맞아서 역시 이곳에 온건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집의 전면(나무로 다 가려졌지만)을 찍어서 올렸었는데, 그때 말했던 것처럼 2층에 올라가면 있는 방 3개 중에 복도 끝 방이 내 방이었다.

방문에 붙어있는 알파벳은 원래 이 방에 살던 주인아저씨 딸래미 이름이다. 하하.

원래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아저씨와 아들이 둘이 대화할 땐 폴란드 어를 써서 다른나라 말인가? 싶었음) 나중에 딸래미가 놀러왔을 때 서로 부르는 이름을 듣고 알게 되었다.

나는 비록 작은 방 하나를 빌린 것뿐이지만 집 안의 모든 공용 공간(화장실, 부엌, 거실, TV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오예!!!


 



저기 계단 끝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강아지는 이 집에서 원래 키우던 '사라'.

주인 아저씨는 원하면 강아지 '사라'와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이 집을 처음 보러 오던 날 그린에어리어에서 혼자 놀고 있던 사라를 처음 만났다.

처음엔 경치도 좋고, 예쁜 잔디밭에 강아지가 혼자 놀고 있는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서 그냥 이 집 강아지인지도 모르고 사진찍으며 구경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 집을 보고 있던 중에 사라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더랬다.

역시 운명이 아닐 수 없다ㅋㅋㅋ





드디어 안정적인 내 공간, 집이 생겼으니 더욱 분발해서 일을 구하기 시작했다.

집은 루칸에 있었지만 동네에 마땅한 가게들이 별로 없어서 매일매일 루칸-더블린을 왔다갔다 하며 일을 구했다.

이날도 더블린 시내를 마구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돌린 뒤 집에 돌아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시위대가 지나갔다.




놀라웠던 점은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지나가면 그 뒤로 소수의 경찰이 그냥 뒷짐지고 천천히 따라 걷기만 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도로를 거의 차지하고 있는데도 차들도 그냥 느릿느릿 뒤따라 갈 뿐이었다.

TV에서 우리나라 시위 모습을 볼 때 물대포, 곤봉, 차벽.. 이렇게 무서운 모습들이 많이 나왔어서 그런지 굉장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사라가 꼬리를 흔들며 날 맞아주었다.

원래 강아지를 집에서 키워본적이 없어서, 강아지는 그냥 보는 것만 좋아하고 어떻게 만져야하는 지도 잘 몰랐었는데 사라는 참 순하고 얌전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집 안에서는 용변을 절대 보지 않고 밖에 나와야만 해결하는 아주 똑똑한 강아지였다.


집에서 잠시 쉬면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당시 나에게 아일랜드에 딱 한명 있었던 한국인 친구(더블린 가는 비행기에서 만났던)에게 연락이 왔다.

그 친구가 김치라는 이름의 한식당에서 추석 노래자랑을 연다고 알려주었다.

마침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같이 놀러가보기로 했다.




집 밖을 나와서 다시 버스를 타러 정류장 쪽으로 걷는데 오후여서 해가 기우는 빛이 너무 예뻤다.

매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참 좋았던 동네다.

처음에 집을 보러 올 때 집을 보기도 전부터 이 동네를 보고 마음을 완전히 빼앗겼었다.




여기가 사라를 처음 만났던 그린 에어리어!

저녁이 가까워져 해가 조금씩 넘어가고 있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이 그린에어리어 주위를 가정집들이 둘러싸고 있다.

평화롭고 한적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따뜻한 동네!

버스타고 15분~20분만 가면 수도 더블린 시내에 도착할만큼 가까웠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여기서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라디오 Sunshine 106.8 (Mellow Moments)를 즐겨들었는데, 정말 이 채널의 음악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동네였다.

마음에 드는 풍경을 보면서 걸으니,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기분이 더 들뜨게 되었다.




그리고 추석 노래자랑이 열리는 김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사실 우리나라 못지 않게 술을 좋아하는 아일랜드는 밤늦게까지 템플바 쪽에서 술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연고나 어학원 없이 단돈 230만원만 들고 왔기 때문에 집과 일을 구하는 등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서 이른 저녁에 들어와 저녁을 먹고, 쉬면서 또 이력서를 보내고(온라인) 일찍 잠이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했었다.

사실 이날의 밤 나들이는 이사 후 첫 나들이이면서 동시에 아일랜드에서의 첫 밤 나들이라 무척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사람과 만나 대화할 일이 없으니 아침에 문득 흥얼거리는 내 노랫소리에 '오랜만의 한국어다!'라고 스스로 깜짝 놀라고 낯설게 느낄 정도로 사람을 만날 일이 없었다 ㅠㅠ 

그래서 한국인들이 모인다는 이 행사가 더 궁금하고 신기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나는 군중 속 소외를 느끼고 돌아왔다.

레스토랑 겸 펍이었던 이곳에는 정말 앞도 잘 보이지 않고,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나는 3주동안 아일랜드에서 지내면서, 아일랜드에 이렇게나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지 이때 처음 알았다.

처음엔 무척 반갑고 신이 났었다!

내 단 하나뿐인 한국 친구와도 만나 맥주 한잔씩 손에 들고 들어가, 그 친구의 친구들에게도 반갑게 인사했다.

그 친구는 어학원도 다니고, 한인 동아리도 참여해서 아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인사해도 사람들은 딱히 반가워 하지도, 웃지도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같은 어학원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다들 무척 친하고 신나보였지만 끼리끼리 놀고 있을 뿐이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라 두근두근 했던 건 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다들 원래 알던 친구들과 놀기 바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노래 잘 들었다고 칭찬도 하고 인사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으로 아일랜드에서 아무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내 처지가 뼈저리게 실감이 났다.

이상했다.

아무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얽매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 스스로만 책임지면 되는 상태로 나를 내던져보고 싶어서 무작정 아일랜드로 온 것이었는데, 소속이 없음을 실감하게 되니 더욱 강렬하게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해외에서 맞는 추석, 이날 밤 행사에 나는 꽤 오랜시간 머물러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이토록 많은 한국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막차 시간이 거의 가까워졌을 때 빠져나왔다.

보통 더블린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어디든 30~40분 이내에 걸어갈만 한 거리이기 때문에 늦게까지 놀아도 상관이 없지만, 나는 더블린 주의 루칸이라는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항상 차가 끊기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무언가 가슴 한 구석에 동공이 생긴 듯한 허전함을 안고 터벅터벅 밤 거리를 걸었다.

휘영청 밝은 달이 뜬 추석, 더블린 시내는 달이 무색할 정도로 눈부셨다.

어쨌든 그 발디딜틈 없던 곳을 빠져나오니 한결 마음이 안정 되었다.

예쁜 더블린의 모습과 리피강을 보며 걸으니 기분전환이 되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스트레인저이지만, 아까 느꼈던 군중 속의 소외보다는 차라리 모두가 낯설고 내가 스트레인저인게 당연한 상황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이날의 경험은 나에게 아주 좋은 자극이 되었다.

내 방이 생겼다는 기쁨에 잠시 마음이 느긋해지려 했던 나는 이날 이후로 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일을 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에게도 매일 같이 출퇴근 할 곳과, 함께 일할 동료가 생기기를 바랐다.

저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래 지나지 않아 나에게도 멋진 동료와 친구들이 생기게 된다.

역시 인생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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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더블린 생활에 대한 지난 포스트와 관련된 영상을 모아봤다.

아일랜드에 도착후 1~2주 동안 찍었던 영상ㅋㅋㅋ 사실 별건 없다.

스티븐스 그린, 더블린 시내, 맑은 하늘, 미친듯이 비 오는 날씨,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더블린의 상징 버스킹!!!

50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그곳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추억이 담긴 사진도 매력 있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보게 되면 마치 어제 갔다온 것처럼 기억들이 더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촬영한 직후에 정리하는 것과 달리, 이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정리하니 감회도 새롭고 그때는 느끼지 못하던 것들도 느껴진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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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아무 연고도 없이 '일주일 호스텔 예약확인서'과 '두달치 생활비(230만원)'만 달랑 들고 아일랜드로 떠났기에, 도착하면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일랜드에서 지낼 집을 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풀자 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는 내가 첫 일주일동안 머물렀던 숙소 근처의 사거리! 이 횡단보도를 얼마나 많이 지나다녔는지 모른다.

여기 횡단보도만 건너서 몇 블록 가면 바로 더블린 시내의 중심지 오코넬스트릿이 나온다.


1년 중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이 거의 300일 가까이 된다는 아일랜드지만, 내가 처음 도착했을 때는 햇빛 쨍쨍 화창한 날씨였다.

그래서 나에게 아일랜드는 (아무리 비를 많이 맞고 돌아다녔어도) 처음의 화창하고 맑은 따뜻한 인상이 강하다.







 건물들의 높이가 낮은 더블린의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스파이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이 솟아있다. 

친구와 약속을 정할 때 "스파이어 앞에서 만나~"라고 할 정도로 더블린에서 지낸다면 자주 마주치게 되는, 더블린의 상징 같은 존재다.


출국 하루이틀 전 한국에서 미리 'daft.ie'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적절한 가격대의 싱글룸 몇군데를 골라 노트에 적어왔기 때문에, 도착 첫날 3(three) 통신사 매장에서 핸드폰 먼저 개통하고, 맥도날드에 들어가 첫 끼니를 때우며 집주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아마 대뜸 전화해 "daft.ie에서 봤는데, 방 보러 가도 될까요? 저 방 구하는 중이에요~"라고 떠듬떠듬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으로 말을 하는 동양인 여자애가 신기하기도 했을 것 같다. 실제로 몇 군데에서는 거절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바로 다음날 집을 보러 오라고 약속을 잡은 집도 있었다.


핸드폰 개통과 방 알아보는 약속 모두 무사히 해내고, 안도의 마음으로 숙소 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장을 봐서 들어왔다.

알찬 첫날을 보낸 것 같다.






아일랜드에서의 둘째날!

집 보러 가는 약속이 오후에 있었기 때문에 느즈막히 일어나 마트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시간 내로 집을 보러 올 수 있냐는 전화가 왔다.

계산대 앞에 서 있던 나는 그대로 구매한 물건(1.5L 생수병, 빵, 토마토 등...)을 품에 안고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뛰어갔다.

당시엔 구글지도에서 아일랜드 대중교통 길찾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주소 하나만 가지고 혼자 집을 보러 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주소를 보여주며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어보자 친절하게 지도를 펼쳐서 정류장 위치와 타야 하는 버스 번호, 내려야 하는 정류장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무사히 (허둥대긴 했지만) 더블린의 이층버스를 처음으로 타볼 수 있었다:)

이층에서 보는 창밖 풍경은 늘 타던 일층에서 보는 모습과 전혀 달랐다.

우선 전면이 탁 트여있어서 시원하고 안정감이 들었다. 






첫번째 집을 우여곡절 끝에 보고 나서(같은 이름이라도 스트릿, 애비뉴 등등 여러 골목들이 있었기 때문에 길을 헤맸다ㅠ) 숙소에 다시 돌아가 무거운 생수병을 갖다 놓고, 다시 나와서 두번째 집을 보러 갔다.

이번에도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들러 타야하는 버스 정보를 듣고 버스에 탔는데 운전기사가 정류장 이름을 잘 모른다고 했다.

뒤에서 듣고 있던 다른 승객이 내릴 곳을 알려줘서 겨우 내릴 수 있었다. 


여기는 '루칸'이라는 이름의 도시, 더블린 주 안에 있고 더블린 시와 붙어있다.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근처의 잔디밭(나중에 들으니 이 동네에선 그린에어리어라고 부른다더라)에서 쉬고 있었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하늘이 탁 트여있는 풍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동네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고 깨끗해서 집을 보기 전부터 왠지 끌리는 듯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집 주인이 알려준 [번호 - 길이름] 으로 갔는데 그 집은 다른 집이었다. 

핸드폰 배터리는 꺼져서 집주인과 연락을 할 수 없었어서 마침 골목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말을 걸고 있었다.

그때 어느 집에서 한 아이의 어머니인 것처럼 보이는 여자가 나와 거기 스트레인져 뭐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분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흔쾌히 집 안에 들어와 전화를 쓸 수 있게 해주었고, 집주인과 통화를 해서 정확한 집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정확한 집 주소는 [번호 - 길이름 GROVE] 였는데, 나는 [번호 - 길이름 AVENUE] 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두번째로 보러간 방은 핑크빛 벽지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방이었다.

동네부터 마음에 들었던 상태에서 커튼이 하늘거리는 방을 보니 이곳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핑크색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이상하게 끌렸다.

바로 오전에 보고 왔던 집이 약간 지저분하고 오래돼 보여서 더욱 비교가 되기도 했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서 집주인 아저씨가 피자를 구워주었다.

함께 피자를 먹으며 방에서는 얼마동안 지내고 싶은지, 월세를 낼 수 있는 여력이 되는지 등을 물어봐 눈을 반짝이며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이때 처음 안 건데, 내가 방을 둘러보고 마음에 든다고 해서 계약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이미 나 말고도 그 방을 보러 온 사람이 열명 가까이 된다고 했다.

물론 내 마음에도 들어야 하지만, 집주인의 마음에도 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집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겠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절실한 심정으로 열심히 어필했다.


꼬박 하루를 기다려서 다음 날(셋째날) 밤에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가 그 방에 들어가서 살아도 된다는 연락이었다.

엄청난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기뻤다!!

(하지만 그 집 사정 때문에 그 방으로 이사가는 것은 2주 뒤가 되었다...ㅠㅠ)






어쨌든!

방을 구하고 마음에 안정을 찾은 뒤, 아일랜드에서 맞는 첫주말에 비행기에서 만났던 한국 친구(지난 포스트에서 언급)와 더블린 구경을 했다.

그 친구는 어학원을 통해서 왔기 때문에 이미 도착하자마자 더블린 시내 구경을 시켜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며칠간 내내 이리저리 모르는 거리를 헤매며 뛰어다녔기 때문에 더블린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핸드폰 개통하기, 집 구하기라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한 후의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 칼리지. 여기에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도서관이 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일랜드를 떠날 때까지 그 도서관은 가보지 못했다... ㅠㅠ 너무 가까운 곳이라서 오히려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나보다..... 한국에 돌아와서 하는 뒤늦은 후회 





한번 투어를 했다고 길을 잘 아는 친구 덕분에 더블린 여기저기를 알차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여기는 스티븐스 그린(St. Stephen's Green Park)이다.

(무료 영어 클래스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 교사가 스티븐스 그린이라고 발음하더라..)


더블린은 바다와 맞닿아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갈매기 같은 새들이 무척 많다.

호스텔에서 아침에 끼룩끼룩 새 소리 때문에 깨어날 정도였다.


이 공원에 이때 처음 간 이후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더블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신구의 조화 찰칵!

더블린에서는 말도 많이 키운다고 한다.

(루칸에 살면서는 종종 도로에서 말 똥을 보기도 했다...)


여기는 물론 시내이기 때문에 관광 목적으로 키우는 말이 대부분이다.

한밤중에 탬플바 근처에서 경찰복 같은걸 입은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걸 보기도 했다. 허허.






마구마구 돌아다니다가 중국어가 써져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아시안 푸드 마켓에 한국 식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익숙한 우리나라 제품들 밑에 유로로 가격이 쓰여있어서 묘한 기분과 함께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있을 땐 한국 음식을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한인마트나 아시안 마켓이 있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ㅎㅎ





정처 없이 걷다가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 안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에 들어갔다.

오래된 장난감, 그림, 장신구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참 분위기가 있어서 천천히 구경을 했다.






언제 지어진 건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짙은 붉은색 외벽의 건물이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유럽에 있긴 있구나..!





한참을 걸으며 구경하다가 잠시 쉴겸 카페에 들어갔다.

라떼를 시켰는데 아기자기한 라떼아트와 함께 나왔다.

유럽의 IT 강국인 아일랜드 답게 카페 안에서 와이파이도 되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창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낯설어서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때가 2013년, 당시 한달정도 뒤에 런던 여행을 갔었는데 이때만해도 들어가는 카페마다 와이파이가 안 된다고 해서 황당했었다...)





수요일에 도착해서 주말까지...정신없으면서도 설렘과 기쁨, 두근거림이 가득했던 아일랜드에서의 첫주가 지났다.

다른 이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아일랜드의 첫인상은 모르는 사람도 기꺼이 도와주는 '친절'과 탁트이고 청명한 '하늘', 그리고 이에 걸맞게 깨끗한 도로, 옛 정취와 현대가 공존하는 '조화'였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지만, 어느 것도 두렵지 않았다. 안정감을 주는 도시였다.


이 당시에는 '이 모습이 유럽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이 전형적인 유럽 도시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유럽의 여러 나라, 도시들을 여행하고나니 아일랜드만의 매력과 개성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돌아갈 수 었는 상태였기에 아일랜드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2013년 9월, 이렇게 아일랜드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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