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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5 두번째 유럽




2015년 9월 28일 인천 출발. 2주간의 유럽 여행

구성원 : 5세 남아, 10세 남아, 11세 남아, 26세 청년, 38세 여성, 48세 여성




이 글의 영상과 사진은 샤오미 액션캠(yi camera)로 찍었음!



영상을 클릭해주세요 :)





[로마]




로마 시내 전경






판테온 안에서!






로마에서 피렌체로 가는 기차





[피렌체]




피렌체 두오모 성당(종탑)





두오모 위까지 혼자 씩씩하게 걸어 올라 간 5살 사촌동생





두오모 앞에서 건진 인생샷(친구들 왈)





피렌체 종탑 꼭대기에서 두오모 돔과 함께 찍은 셀카!





화창한 날의 두오모





피렌체 기념품샷에서 산 꼭두각시 인형과 함께!






[베네치아]




베네치아 무라노섬에서!






[인터라켄]




인터라켄! 스피츠에서 인터라켄으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 풍경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의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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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유럽





사진 정리 하다가 발견한 루체른 영상

작년에 유럽 여행할 때 사진 정리와 업로드를 미루지 않으려고 한 도시의 여행이 끝날 때마다 그때그때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했었는데, 루체른은 사진을 몇장만 고를 수가 없어서.. 그대로 다 이어붙여 영상으로 만들었다.

여행 중에 급하게 만드느라 사진을 골라내지도 않고 그냥 루체른에서 찍었던 사진을 찍은 순서대로 전부 이어붙였기 때문에 영상 퀄리티가 좋진 않지만 낮부터 해질녘까지 내가 보고 느꼈던 풍경 그대로가 담겨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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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유러피안 도시에 있는 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일랜드 더블린의 피닉스 파크(Phoenix Park)!

지난 포스트에서 길을 잃고 우연히 장미꽃 가득한 메모리얼 가든에서 놀다가 정신 차리고 피닉스 파크까지 걸어왔다.

다른 사람들은 피닉스 파크를 갈 때 더블린에서부터 출발해서 나와 다른 루트로 가기 때문에 사슴을 본적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루칸에서 출발하여 엉뚱한 곳에 내려 지도를 보고 내 마음대로 길을 찾아간 결과 공원 안으로 쭈~욱 들어오자 마자 사슴 떼와 만날 수 있었다.




피닉스 파크는 유럽 도시에서 가장 크다는 명성처럼 끝없이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내가 이날 다녀온 부분은 정말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한없이 펼쳐진 잔디 공원은 처음 보았다.




심지어 이곳에는 사슴들이 울타리도 없이 그냥 방목되어 있었다.

누구 하나 지키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슴 무리 가까이 가서 구경할 수도 있었다.




아일랜드 하면 초록색과 아름다운 자연이 대표적인 상징이라 하지만 정말 수도인 더블린에 있는 공원에서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줄이야..!

정말 자유롭게 풀 뜯으며 움직이는 사슴을 처음 본 나는 홀린 듯 사슴 떼를 구경했다.

털이 아주 탐스럽고 예쁜 사슴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일랜드 답지 않게 유난히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사슴들도 나른하고 여유있게 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을 평소에 많이 보기 때문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무념무상이었다ㅋㅋㅋㅋ




드넓은 초원 주위로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져있고 바로 위엔 끝없이 펼쳐진 하늘이 가까이 있었다.

가지각색 사슴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이곳은 마치 지상 낙원 같았다.





공원의 한쪽에 언덕 위에 거대한 십자가가 우뚝 서있었다.

이때는 그냥 피닉스파크에 대한 정보에 대해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방문한 거라 저 십자가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해서 그냥 신기하고 의하하고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마치 커다란 무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자가가 있는 언덕과 그 주위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쪽으로 갔다.

나중에 찾아보니 저 십자가는 '교황의 십자가'로 1979년에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아일랜드에서 미사를 했던 것을 기념하는 의미로 세웠다고 한다. 




이건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십자가를 등지고 찍은 사진

잔디밭이 정말정말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저기 사진에 보이는 나무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한~~참을 가야 하는데, 정말 놀라운 점은 여기 이 공원은 피닉스파크의 일부라는 점이다. 하하. 피닉스 파크 안에는 '더블린 동물원'도 위치해 있는데 나는 거기는 방문해보지 못했다.




한참을 걸어 십자가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따뜻한 볕을 쐬며 앉아있으니 광합성을 하는 기분이었다.

잠시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어보려 했으나...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오래 앉아있을 수 없었다 ㅋㅋㅋ

1년 365일 중 300일 가량이 흐리거나 비가 온다는 아일랜드는 이상하게 나에게 말도 안 되게 좋은 날씨들을 보여주었다.




이 사진은 십자가의 아랫 부분이다.

누군가가 이곳에 꽃을 걸어두었다.




그리고 십자가는 정말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더블린은 신기하게도 건물들의 높이가 한국에 비해 매우 낮아서 어디서든 하늘이 잘 보이는데, 더블린 시내에 있는 스파이어와 여기 피닉스 파크의 교황의 십자가처럼 말도 안되게 높게 솟은 건축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스파이어와 십자가 모두 정말 뜬금 없이 끝도 없이 우뚝 솟아 있다.

아이리쉬만의 독특한 취향인가ㅋㅋㅋㅋㅋㅋ어쨌든 심플하면서도 강렬하고 곧은 느낌이 좋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언덕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언덕 아래 잔디밭에서 축구 연습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어린 아이들도 많았는데 모두 언덕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 엄마들 같았으면 아이들이 바닥에서 구르기 시작할 때부터 옷 더러워진다고 말렸을텐데 이곳에서는 아이들 옷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개의치 않는 것이 신기했다. (공원 뿐 아니라 쇼핑센터 같이 사람들이 많이 밟고 다니는 바닥에서 아이가 뒹굴거려도 그냥 두더라..!)




여기는 언덕의 다른 편..

이렇게 드넓은 초원이 어떻게 그냥 '공원'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거듭 말하지만 이곳 역시 공원의 일부일 뿐..)

아일랜드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작은 나라이지만 이렇게 넓게 펼쳐진 땅을 그냥 그대로 둔다는 게 빽빽한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는 놀라웠다.

우리나라였다면 분명히 뭐라도 만들고, 하다못해 편의점이라도 세워두거나 산책로를 조성하거나 아무튼 뭐라도 설치하고 꾸며두었을텐데 그냥 사람이든 사슴이든 누구든 자유롭게 거닐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이 넓은 공간을 그대로 두는 이 나라 사람들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이방인의 시각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




아이랑 놀아주는 아빠도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공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피닉스 파크 뿐만이 아니라 더블린 시내의 스티븐스 그린에서도 평일 점심에 양복 입고 유모차를 끌고 오는 남자들이나, 부인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놀아주는 아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내가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고작 6개월 동안 머물면서 본 아일랜드의 모습은 물론 단편적인 것이겠지만, 일을 구하던 중 다단계 회사에 들어갈 뻔 했을 때 멋모르고 전기와 가스를 방문판매하는 매니저를 따라다니면서 아일랜드의 일반 가정집에 방문해본 적이 있다.

하루 종일 여러 집의 문을 두들기며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놀랐던 점은 평일 오후 4시~5시 정도의 이른 시간에도 남자들이 가족과 식사준비를 하며 집에 있는 모습이었다. 

어떤 아저씨는 이미 술을 한잔 해서 얼굴이 발갛게 변한 채로 가족들이랑 식사 중이라며 정중하게 방문을 거절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이곳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무척 가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다단계 회사는 하루의 트라이얼을 끝에 채용되었지만 내가 다단계임을 깨닫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거절 연락을 해서 다행히 이 정도의 경험으로 그칠 수 있었다. 혹시 아일랜드에서 일(아르바이트)을 구한다면 세일즈 회사를 조심하자...)




우연히 발견해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었던 메모리얼 가든(지난 포스트 참고)과 압도적인 넓이에 깜짝 놀랐던 피닉스파크까지!

걷고 또 걸었지만 눈이 즐거워 하나도 피곤한 줄 몰랐던 주말 나들이였다.




이 노란 꽃은 피닉스 파크 뿐 아니라 아일랜드 곳곳에 피는 꽃 같다.

더블린에 위치한 바닷가인 호쓰에도 이 꽃과 비슷한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있다고 한다.(내가 호쓰에 갔을 땐 꽃이 별로 없었다)




한참 앉아 있다가, 책도 읽다가, 낮잠도 좀 자다가 슬슬 일어나서 걸어 내려왔다.




공원의 다른 부분도 걸어볼까 하고 걷다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거리를 깨닫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초원을 지나 길을 따라 내려간 뒤 평범하게 보이는 공원을 따라 내려가면 끝에 내가 들어온 입구가 있었다.

이 사진은 그냥 중간에 있는 길이다.




괜히 유러피안 씨티에 있는 가장 큰 공원이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

2013년 9월, 여전히 나는 일을 구하는 불안정한 신세였지만 이 아름다운 주말에 여유를 한껏 느끼고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주에 나는 다단계에 들어갈뻔 한 위기(위에 언급)를 지나 운 좋게 바로 다음날 리피밸리 쇼핑센터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면접을 보고 거기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생활에서는 운이 정말 중요하다던데, 정말인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딱 적당한 시기에 일이 구해진 것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정말 일을 빨리 구한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해주었다. 

아일랜드에 온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일을 구하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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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3주차! 2013년 9월의 어느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강아지 사라가 내 방 침대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어서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낮에 열심히 이력서를 돌린 뒤 이른 오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말에는 집주인 아들이 추천해준 더블린의 명소 '피닉스파크'로 혼자 나들이를 가려고 도시락 재료를 사러 나갔다.

더블린 구경을 하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지 몰라서 제이콥에게 물어보니 유럽 도시에 있는 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공원이라면서 '피닉스파크'를 추천해줬다.

동네에 집에서 5분 거리에 큰 마트가 두개 있었지만, 예전에 한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을 때 보았던 '슈퍼퀸'이 생각나서 거기까지 산책삼아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동네 아이들을 만났는데 정말 흥이 넘치는 아이들이었다ㅋㅋㅋㅋㅋ





길을 걷는데 붉은 벽돌 담장에 하얀 분필로 쓴 글씨가 보였다.





괜히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져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채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슈퍼퀸에 도착!!!

저 입구로 들어가 아래로 내려가면 넓은 매장이 나온다.

나중에 전해들은 바로는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각종 샐러드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이날 이후로도 종종 이곳으로 장을 보러오곤 했다. 





아일랜드는 9월인데도 해가 참 빨리 졌다.

장을 보고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드디어 주말!!

들뜬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서 피닉스파크로 향했다.

사실 이때만해도 구글 지도에 아일랜드 길찾기를 하면 대중교통 정보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였다.

그래서 피닉스파크의 위치를 구글지도로 대강 확인하고, 대~략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탄 뒤 GPS를 켜놓고 최대한 가까이 갔을 때 내렸다!!!!

하지만 지도상으로만 봐도 내가 내린 곳에서 피닉스파크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는 족히 가야할 것 같았다ㅋㅋㅋㅋㅋ

더군다나 내린 곳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차도여서 '어떻게 저쪽으로 건너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담장 중간에 난 문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메모리얼 가든'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정원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넓은 정원에 가운데 연못을 둘러싸고 온톤 장미꽃이 펼쳐져있었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그리스 신화 속 신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노랑, 분홍, 주황, 빨강... 온갖 색깔의 장미가 눈을 즐겁게 했다.

사실은 '피닉스파크'로 가던 중 길을 잃었던건데, 우연히 정말 멋진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이날도 역시 1년 내내 비가 오는 아일랜드답지 않게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한낮의 햇볕이 정원 위로 쏟아졌다.






천천히 정원을 한바퀴 돌면서 바닥에 떨어진 꽃잎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밟지 않아 보송보송하고 맨들맨들한 꽃잎이었다.

흔히 보던 빨간 장미가 아니라 더 예쁘게 느껴졌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 정원을 발견한 것처럼 두근두근 했다.





장미 정원 구석에 있는 벤치에 앉아 꽃을 바라보면서 도시락을 먹었다.

비록 길 잃은 신세였지만 걱정은커녕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메모리얼 가든 안에는 장미 정원 말고도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가 더블린 중심에 있는 스티븐스 그린보다 더 넓게 느껴졌다.

이곳도 이렇게 넓은데, 피닉스파크는 얼마다 더 넓다는 걸까?

정신을 차리고 다시 구글 지도와 GPS를 켰다.




분수대 가장자리에 쪼끄만 강아지가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뛰어 놀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이곳이 천국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토록 평화롭고 따사롭고 아름답다니!!!





지도를 보며 걷다보니 작은 샛문이 나왔다.

과연 저곳으로 들어가도 될까 싶었는데, 산책하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다니길래 나도 막 들어갔다.





공원 옆으로 흐르는 작은 강에서 사람들이 이상한 걸 타고 있었다.

아무리 풀이 우거졌어도 이곳은 더블린, 나름 한 나라의 수도인 큰 도시인데 사람들이 저런 레저스포츠를 즐기다니 문화충격이었다ㅋㅋ

이때는 몰랐는데 저기 4번째에 타고 있는 사람 머리를 보니 어쩌면 내가 살았던 루칸 집에 이 시기보다 2달정도 나중에 이사왔던 이탈리아 중딩 로잘라가 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주말 로잘라와 현관 앞에서 만나서 어디가냐고 물었을 때 운동하러 간다고 해서 무슨 운동 하냐고 했더니 카누 같은거 배운다고 했었는데...!

저 헤어스타일은 그 로잘라와 몹시 비슷하다ㅋㅋㅋㅋㅋ





산책로는 끝없이 이어졌다.

구글지도를 보면 나는 피닉스파크 쪽으로 잘 가고 있는게 맞았지만, 나는 과연 이 길을 끝까지 가도 될지 의문이 들었다.

지도를 보면 분명 이 강을 건너가야 하는데 사진으로도 보이듯이 도대체 언제쯤 건널 수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 걸어온 길을 되돌아 가야하나 싶기도 했다.





그렇게 걷던 중 다행히 다리가 나왔다!

정말 천만 다행!!!

다리 옆쪽에는 사람 사는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었다.





그렇게 조금 더 마을을 지나 걸어올라갔더니 드디어 피닉스파크의 입구가 나왔다!

머나먼 여정이었다ㅋㅋㅋ


사슴이 뛰노는 피닉스파크의 모습은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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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추석 다음다음 날!

이날도 어김없이 더블린 시내에서 실컷 이력서를 돌리고 이른 오후에 집에 돌아왔다.

이력서를 돌리며 거리를 다니던 중에 누군가가 팜플렛 같은 것을 주었는데,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살펴보니 '더블린 컬쳐 나이트 DUBLIN CULTURE NIGHT' 라는 이벤트의 팜플렛이었다.

상당히 두툼하고 깨알같이 글씨가 써있는 팜플렛이라 그냥 간단히 훑어보고 집에가서 집주인 아들래미 제이콥 (고3)에게 이거 뭔지 아냐고 물어봤는데, 그 팜플렛에 나와있는 온갖 문화행사들, 장소들을 무료로 입장해서 즐길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당시엔 없었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하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라는 이름의 뭐 그런거랑 비슷한 것 같다.)


오!! 대박!!!

안타깝게도 나는 그날 당일 알았을 뿐이고, 팜플렛 안에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장소와 행사들이 당연히 '영어'로 깨알같이 설명되어 있었기에 그걸 다 읽는 건 불가능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대략 지도를 바탕으로 내가 가볼만한 곳을 몇군데 찍은 뒤 미리 신청할 곳은 신청하고 지도에 표시하는 등 들뜬 마음으로 알아보았다.

나가기 전에 제이콥에게도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제이콥은 축구하러 가야한다고 했다. (제이콥은 축구를 정말정말 좋아했다... )


어쨌든 제이콥이랑 같이 밖으로 나와서 시내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 내가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애비 극장(ABBEY THEATRE).

당시 내 친구가 미국으로 교환학생 가서 쓰고 있는 영어 이름이 애비였기 때문에 왠지 더 끌렸었다ㅋㅋㅋ

정해진 극장 투어시간에 딱 맞춰 가자 사람들이 이미 대기해 있었고, 잠시 후에 저 사진 속의 남자가 가이드로 등장했다.






실제로 연극 복장을 입은 아저씨가 극장의 역사와 역대 배우들, 지금 하고 있는 공연 같은 걸 설명해주고 극장 내부도 구경시켜주었다.

무대에도 올라가서 관객석도 바라볼 수 있었고 천장이나 무대 뒤쪽처럼 평소 관객으로 갔을 땐 보기 힘든 곳들도 구경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가이드 아저씨가 프린지 페스티벌 같은 것도 설명해줘서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완벽하게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ㅋㅋㅋㅋ 나름 첫 투어는 선방한 듯했다.




첫 극장 투어를 마치고 나와서 거리를 걷는데 거리 곳곳에 컬쳐 나이트 현수막이 붙은 게 보였다.

평소에 그렇게 많이 지나다닐 땐 잘 신경을 안써서 몰랐는데, 이제보니 꽤 오래 전부터 홍보를 했던 것 같다.

이렇게 현수막에 나와있는 것 같은 컬쳐나이트 포스터가 붙어있는 장소라면 어디든지 그냥 들어가볼 수 있었다.

처음에 집에서 가보려고 했던 곳과 상관 없이, 그냥 거리에서 포스터가 보이는 곳마다 들어가보게 되었다.

사실 잘못 들어가서 완전 애기들이 하는 활동도 슬쩍 구경하기도 했다 ㅋㅋㅋㅋ




이렇게 몇군데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해가 기울기 시작했다.

더블린 시내 중심지는 리피강을 중심으로 지역이 나뉜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다리를 건너는데 문득 굳건한 사랑을 상징하는 자물쇠들과 함께 'Fuck Love'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군ㅋㅋㅋㅋ 하는 생각과 함께 그냥 이 풍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해질녁 낡은 다리 위 사랑의 자물쇠와 FUCK LOVE 라니...




걷고 걷다가 템플바 부근까지 갔다.

이 사진에도 보이는 곳곳의 컬쳐나이트 현수막들!!!




걷다가 또 포스터가 붙은 곳을 발견하여 들어가보았다.

이름은 JAM ART FACTORY! 

잼병이 로고로 그려져 있어서 여긴 뭘까 싶었는데.. 




들어가보니 온갖 그림들이 걸려있고 디자인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틴틴 in 더블린이라고 써있는 이 그림엔 귀여운 틴틴이... 츄리닝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게 영낙없는 더블린의 젊은이...ㅋㅋㅋ 

그리고 더블린의 상징인 스파이어와 노란색 2층 버스도 보인다! 깨알같음 ㅋㅋ 




이렇게 활자와 서양화, 그리고 동화 섞어서 감각적으로 배치한 그림도 있었다.

그림이나 예술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지만 한국에서도 가끔 혼자 미술관을 가곤 했어서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다시 간판을 보니 IRISH DESIGN 이라고 작게 쓰여있는게 보인다.

JAM ART라는 건 그림에 나와있는 것처럼 먹는 쨈이 아니라 즉흥적인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 같다.

아이리쉬의 언어유희? ㅋㅋㅋ 역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재밌게 본 언어유희 광고가 있는데, 리들(LiDLE)이라는 대형마트에서 브랜드명을 활용한 언어유희로 'A Lidl Bit of Magic'이라는 슬로건을 쓴게 인상 깊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와 해가 저무는 더블린의 거리를 걸었다.

퇴근길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나는 오랜만에 홀로 여행하는 기분으로 저녁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여기는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좋아서 계속계속 앉아있느라 마지막으로 참여한 컬쳐나이트 행사!

이렇게 색색깔 예쁜 풍선이 매달려 있어서 1차로 시선을 끌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와 2차로 귀를 사로잡은 곳이다.

음악소리가 들리길래 안에 들어가 보았는데, 이미 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아늑하고 작은 공간이 사람들로 꽉 차있었고, 아담한 무대 위에 젊은 연주자들이 흥나게 연주를 했다.

온갖 악기의 총 출동이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독주도 있었고 사진처럼 각양각색의 악기로 협주하는 팀도 있었다.

집에서 나올 땐 별 기대 없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좋은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나 진짜 땡큐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서 연주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많이 흘러있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하프 연주였다!

태어나서 하프 연주를 처음 들어봤다.

아일랜드는 이 나라의 대표적인 맥주회사 기네스에도 하프가 그려져 있을 정도로 하프가 유명하다. (하프가 아일랜드의 국장이라고 한다)

나는 심지어 하프도 이렇게 크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고, 다양한 소리가 난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정말 고맙게도 이 하프 연주팀이 가장 오랜 시간동안 가장 다양한 곡을 연주해주어서 귀가 호강했다!! 

처음엔 잔잔한 하프연주로 마치 신화속에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다가, 나중에는 씬나는 아일랜드의 전통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막바지에는 정말 놀랍게도 레이디가가의 노래 메들리까지 하였다! 하프로!!! 

엄청난 공연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더블린 컬쳐 나이트는 이 행사 참석한 것만으로도 너무 멋진 경험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결국 아일랜드를 떠날때까지 못 가서 아쉬워했던 트리니티 칼리지의 해리포터 도서관도 이날 무료 개방이었다고 한다.... 약간.. 속이 쓰리긴 했다.. ㅠㅠ 나는 바보.. )





공연이 끝나고 거리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다 져서 캄캄해져 있었다.

사실 공연장에 들어갈 때 그냥 마구마구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들어간 거라서, 길치인 나는 나오자마자 내가 어디에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도도 열심히 보고, 사람들에게도 리피강이 어느 쪽이냐, 템플바가 어디 있냐 등등 내가 아는 지명을 물어물어서 길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추석이 지난 다음 다음 날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달이 아주 밝았다.

보통 쇼핑 거리는 이 시간 즈음이면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날은 컬쳐나이트라서 그런지 사람이 아직 꽤 있었다.




귀 호강하고 나와서 기분도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좋고, 밤하늘에 뜬 달도 휘영청 몹시 예뻐서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술 한모금 마시지 않았지만 어쩐지 달빛과 분위기에 취하는 느낌이었다.

맞다. 기분이 들떠서 반쯤 헤롱헤롱 했다.




구름이 걷힌 달도 무척 선명하고 밝았다.

나중에 아이리쉬 라디오를 들으면서 안 사실인데, 아일랜드는 별을 관측하기에도 참 좋다고 한다.

어쩐지 집앞에서도 밤하늘을 보면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곤 했었다.




더블린에서 버스를 타고 우리 동네, 루칸으로 돌아왔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데 아무도 없이 고요한 길을 혼자 걷는 기분이 묘했다.

좀 전에 즐긴 컬쳐 나이트의 여운이 이어졌다.

바로 이틀 전 추석 때 느꼈던 소외와 허전함의 빈 자리가 다시 기쁨으로 채워졌다. 


2013년 9월,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 하던 나에게 컬쳐나이트는 작은 선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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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년 9월 아일랜드 생활 셋째 주, 어김없이 맑은 하늘이 나를 반겨줬다.

1년 중 대부분이 비 오거나 흐린 날이라는 아일랜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더블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티븐스 그린'도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참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아직 나는 호스텔의 도미토미룸, 작은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내가 살 집은 도착한 첫주에 구했지만, 그 집의 사정으로 입주일이 늦어진 것이다.

처음에 멋모르고 호스텔 일주일 예약확인서만 가지고 무작정 더블린으로 온 나는 입주 전까지 호스텔방 세군데를 옮겨다녀야 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또 다시 여행을 떠나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호스텔에서 3주 가까이 지내면서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커졌다. 





그리고 드디어 이사 간 내 방!!

원래 가정집이었는데 부부가 이혼하는 바람에 부인과 딸이 따로 살게 되어서 빈 방이 생겼고, 딸이 살던 핑크빛 방에 내가 첫 세입자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비록 한국의 내 방의 1/2 밖에 안 되는 크기였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기에 이 방이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한국에서 늘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내가 독립적으로 나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건 나에게 큰 의미였다. 

너무 행복했다.

주인 아저씨가 챙겨준 호피무늬 담요와 내 머플러 무늬가 기가막히게 맞아서 역시 이곳에 온건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집의 전면(나무로 다 가려졌지만)을 찍어서 올렸었는데, 그때 말했던 것처럼 2층에 올라가면 있는 방 3개 중에 복도 끝 방이 내 방이었다.

방문에 붙어있는 알파벳은 원래 이 방에 살던 주인아저씨 딸래미 이름이다. 하하.

원래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아저씨와 아들이 둘이 대화할 땐 폴란드 어를 써서 다른나라 말인가? 싶었음) 나중에 딸래미가 놀러왔을 때 서로 부르는 이름을 듣고 알게 되었다.

나는 비록 작은 방 하나를 빌린 것뿐이지만 집 안의 모든 공용 공간(화장실, 부엌, 거실, TV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오예!!!


 



저기 계단 끝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강아지는 이 집에서 원래 키우던 '사라'.

주인 아저씨는 원하면 강아지 '사라'와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이 집을 처음 보러 오던 날 그린에어리어에서 혼자 놀고 있던 사라를 처음 만났다.

처음엔 경치도 좋고, 예쁜 잔디밭에 강아지가 혼자 놀고 있는 모습이 무척 평화로워서 그냥 이 집 강아지인지도 모르고 사진찍으며 구경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 집을 보고 있던 중에 사라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더랬다.

역시 운명이 아닐 수 없다ㅋㅋㅋ





드디어 안정적인 내 공간, 집이 생겼으니 더욱 분발해서 일을 구하기 시작했다.

집은 루칸에 있었지만 동네에 마땅한 가게들이 별로 없어서 매일매일 루칸-더블린을 왔다갔다 하며 일을 구했다.

이날도 더블린 시내를 마구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돌린 뒤 집에 돌아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시위대가 지나갔다.




놀라웠던 점은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지나가면 그 뒤로 소수의 경찰이 그냥 뒷짐지고 천천히 따라 걷기만 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도로를 거의 차지하고 있는데도 차들도 그냥 느릿느릿 뒤따라 갈 뿐이었다.

TV에서 우리나라 시위 모습을 볼 때 물대포, 곤봉, 차벽.. 이렇게 무서운 모습들이 많이 나왔어서 그런지 굉장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사라가 꼬리를 흔들며 날 맞아주었다.

원래 강아지를 집에서 키워본적이 없어서, 강아지는 그냥 보는 것만 좋아하고 어떻게 만져야하는 지도 잘 몰랐었는데 사라는 참 순하고 얌전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집 안에서는 용변을 절대 보지 않고 밖에 나와야만 해결하는 아주 똑똑한 강아지였다.


집에서 잠시 쉬면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당시 나에게 아일랜드에 딱 한명 있었던 한국인 친구(더블린 가는 비행기에서 만났던)에게 연락이 왔다.

그 친구가 김치라는 이름의 한식당에서 추석 노래자랑을 연다고 알려주었다.

마침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같이 놀러가보기로 했다.




집 밖을 나와서 다시 버스를 타러 정류장 쪽으로 걷는데 오후여서 해가 기우는 빛이 너무 예뻤다.

매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참 좋았던 동네다.

처음에 집을 보러 올 때 집을 보기도 전부터 이 동네를 보고 마음을 완전히 빼앗겼었다.




여기가 사라를 처음 만났던 그린 에어리어!

저녁이 가까워져 해가 조금씩 넘어가고 있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이 그린에어리어 주위를 가정집들이 둘러싸고 있다.

평화롭고 한적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따뜻한 동네!

버스타고 15분~20분만 가면 수도 더블린 시내에 도착할만큼 가까웠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여기서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라디오 Sunshine 106.8 (Mellow Moments)를 즐겨들었는데, 정말 이 채널의 음악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동네였다.

마음에 드는 풍경을 보면서 걸으니,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기분이 더 들뜨게 되었다.




그리고 추석 노래자랑이 열리는 김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사실 우리나라 못지 않게 술을 좋아하는 아일랜드는 밤늦게까지 템플바 쪽에서 술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연고나 어학원 없이 단돈 230만원만 들고 왔기 때문에 집과 일을 구하는 등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서 이른 저녁에 들어와 저녁을 먹고, 쉬면서 또 이력서를 보내고(온라인) 일찍 잠이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했었다.

사실 이날의 밤 나들이는 이사 후 첫 나들이이면서 동시에 아일랜드에서의 첫 밤 나들이라 무척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사람과 만나 대화할 일이 없으니 아침에 문득 흥얼거리는 내 노랫소리에 '오랜만의 한국어다!'라고 스스로 깜짝 놀라고 낯설게 느낄 정도로 사람을 만날 일이 없었다 ㅠㅠ 

그래서 한국인들이 모인다는 이 행사가 더 궁금하고 신기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나는 군중 속 소외를 느끼고 돌아왔다.

레스토랑 겸 펍이었던 이곳에는 정말 앞도 잘 보이지 않고,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나는 3주동안 아일랜드에서 지내면서, 아일랜드에 이렇게나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지 이때 처음 알았다.

처음엔 무척 반갑고 신이 났었다!

내 단 하나뿐인 한국 친구와도 만나 맥주 한잔씩 손에 들고 들어가, 그 친구의 친구들에게도 반갑게 인사했다.

그 친구는 어학원도 다니고, 한인 동아리도 참여해서 아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인사해도 사람들은 딱히 반가워 하지도, 웃지도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같은 어학원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다들 무척 친하고 신나보였지만 끼리끼리 놀고 있을 뿐이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라 두근두근 했던 건 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다들 원래 알던 친구들과 놀기 바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노래 잘 들었다고 칭찬도 하고 인사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으로 아일랜드에서 아무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내 처지가 뼈저리게 실감이 났다.

이상했다.

아무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얽매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 스스로만 책임지면 되는 상태로 나를 내던져보고 싶어서 무작정 아일랜드로 온 것이었는데, 소속이 없음을 실감하게 되니 더욱 강렬하게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해외에서 맞는 추석, 이날 밤 행사에 나는 꽤 오랜시간 머물러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이토록 많은 한국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막차 시간이 거의 가까워졌을 때 빠져나왔다.

보통 더블린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어디든 30~40분 이내에 걸어갈만 한 거리이기 때문에 늦게까지 놀아도 상관이 없지만, 나는 더블린 주의 루칸이라는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항상 차가 끊기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무언가 가슴 한 구석에 동공이 생긴 듯한 허전함을 안고 터벅터벅 밤 거리를 걸었다.

휘영청 밝은 달이 뜬 추석, 더블린 시내는 달이 무색할 정도로 눈부셨다.

어쨌든 그 발디딜틈 없던 곳을 빠져나오니 한결 마음이 안정 되었다.

예쁜 더블린의 모습과 리피강을 보며 걸으니 기분전환이 되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스트레인저이지만, 아까 느꼈던 군중 속의 소외보다는 차라리 모두가 낯설고 내가 스트레인저인게 당연한 상황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이날의 경험은 나에게 아주 좋은 자극이 되었다.

내 방이 생겼다는 기쁨에 잠시 마음이 느긋해지려 했던 나는 이날 이후로 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일을 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에게도 매일 같이 출퇴근 할 곳과, 함께 일할 동료가 생기기를 바랐다.

저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래 지나지 않아 나에게도 멋진 동료와 친구들이 생기게 된다.

역시 인생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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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더블린 생활에 대한 지난 포스트와 관련된 영상을 모아봤다.

아일랜드에 도착후 1~2주 동안 찍었던 영상ㅋㅋㅋ 사실 별건 없다.

스티븐스 그린, 더블린 시내, 맑은 하늘, 미친듯이 비 오는 날씨,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더블린의 상징 버스킹!!!

50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그곳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추억이 담긴 사진도 매력 있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보게 되면 마치 어제 갔다온 것처럼 기억들이 더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촬영한 직후에 정리하는 것과 달리, 이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정리하니 감회도 새롭고 그때는 느끼지 못하던 것들도 느껴진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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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둘째주 시작!

정말 운좋게 수요일에 도착해서 금요일 밤에 들어갈 방을 확정했으니

이제 ID 카드와 통장을 발급 받고, 일을 본격적으로 구해야 했다.

주말에 미리 영문 이력서(CV)를 작성해두고 둘째주부터 더블린 거리를 쏘다니기 시작했다.


사진은 더블린 중심에서 본 스파이어!

지난 포스트에서 찍었던 사진보다 훨씬 더 높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에 비해 건물들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스파이어는 더블린 어느 곳에서나 눈에 띈다. 







이력서를 돌리러 제일 먼저 간 곳은 내가 살게 될 루칸시의 동네 주변이었다.

일을 구하게 된다면 매일 집에서 출퇴근하게 될테니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알아보고 싶었다.


이 사진에 보이는 페이힐은 거의 내가 살던 동내의 상징 같은 곳으로, 레스토랑 겸 펍이었다.

버스 정류장이 여기 바로 앞에 있고, 양쪽으로 대형마트인 리들과 유로스파가 있어서 이 동네에 때 매일 아침저녁으로 지나는 곳이다. 


처음으로 이력서를 내는 것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가 매니저를 찾았지만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사람 구하냐고 물어보자 직원이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매니저한테 물어보라고 얘기했다. 

우선 이력서를 주고 매니저가 언제 나오냐고 물어봐서 그때 다시 오기로 했다.


여기 페니힐은 나를 두번이나 더 오게 했지만 결국 여기서 일을 구하지는 못했다. ㅠㅠ 







마침 동네에 온 김에 내가 살게 될 집앞까지도 다시 한번 찾아가 길을 익혔다.

여기 대문으로 들어가서 유리문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있는 작은 방, 저기 저 작은 창문이 내 방이었다.

이 집에 들어가기로 확정은 됐지만, 들어가는 날짜는 열흘~2주 정도로 미뤄졌었다.

원래 이 집엔 한 가족(4명)이 살고 있었는데 이혼을 하게 되어 부인과 딸이 나가서 살게 되고, 그래서 남는 방을 월세를 주는 거였다.

거기에 내가 첫 세입자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것도 4살짜리 딸이 쓰던 방에...!(그래서 핑크 천지, 이전 포스트 참고)


게다가 집주인 아저씨는 폴란드인이었고 고3인 아들은 중학교때까지 호주에서 자란 호주인이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정리도 할겸 알아보기도 할겸 2주간 여행을 갔다 오게 되었고 그래서 내 입주일이 늦춰진 것이다.


나무 때문에 사진에선 집이 잘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나는 방을 구했다는 안도감과 기쁜 마음을 가지고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갔다.







첫번째 이력서를 돌린 페니힐을 시작으로 나는 매일매일 아침에 나가 이력서를 출력해서,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더블린 시내의 모든 거리를 하나하나씩 돌아다니며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펍, 카페, 스낵바 등 온갖 가게마다 들어가 이력서를 뿌렸다.


CV 받는 중이라고 밖에 써붙여진 가게들도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은 현재 사람을 구하지 않는 가게들이었다.

사람도 필요하지 않은 가게에 대뜸 들어가 매니저를 찾고 내 어필을 하며 생글생글 웃는 것은 두꺼운 철판과 용기가 필요했다.

조금 떨리기도 했지만, '해야 할 일은 그냥 하면 되고 문제는 두려움이다'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일을 반복했다.

수십장 수백장을 돌려도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자 그때서야 비로소 조금씩 '청년실업'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실감이 났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아직 취업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뉴스에서 청년실업이 문제라고 해도 그게 크게 와닿지 않았었다.

그런데 여기에 와서 막상 나에게 있는 돈이 한정 되어있고, 벌지 않으면 그 돈은 곧 바닥나게 되어있고, 그러면 난 기본적인 생활은 커녕 방세도 내지 못하게 되어 더이상 여기서 살 수 없어진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가진 무게를 느끼게 되었다. 


사진에 보이는 젖은 바닥처럼 이력서를 돌리는 동안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시간이 많았다.

거친 날씨를 뚫고 하루에도 수십개의 가게에 들어갔다가 나오고, 어쩌다 낮에 간단한 점심을 사가지고 호스텔 방에 돌아가 혼자 먹을 때면

모두들 관광하러 나가 텅빈 대낮의 도미토리 방 작은 침대에 앉아 말 그대로 눈물 젖은 빵을 먹기도 했다.






이력서를 뿌리러 돌아다니면서 놀랐던 점은, 아일랜드의 펍들은 오전~낮부터 열어서 레스토랑 같은 역할도 겸한다는 점이었다.

전 세계 어딜 가나 '아이리쉬 펍'이 있을 정도로 아일랜드의 펍 문화는 독보적이고 유명하다.

펍이라고 하면 술집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보통 술집처럼 늦은 오후나 저녁부터 영업을 시작할 줄 알았는데, 한국인 이상으로 술을 좋아하는 아일랜드에서는 낮부터 펍에서 한잔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낮에 이력서를 돌리러 들어가도 펍마다 사람이 꽉 차 있었고 얼굴이 벌게진 사람들이 있었다.


어학연수나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은 보통 아일랜드에 오자마자 새로 사귄 친구들과 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나는 아일랜드 생활 초반엔 이력서 돌리러 대낮에 펍에 들어간 경험 밖에 없었다. 





내가 첫 일주일동안 지냈던 호스텔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스페인에서 온 여행자 친구들은 매일 저녁 일찍 돌아와 3~4시간 잠을 자고 다시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놀러나가 새벽에 들어왔고,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가면 다른 유럽지역에서 온 유학생들이 집을 구하고 싶은데 못 구하고 있다는 등의 정착에 관련한 얘기들을 늘어놓았다.

저렴한 호스텔이어서 젊은 사람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여행을 하러 와서 많이들 묵고 계셨고, 나처럼 그냥 일을 구하며 살기 위해 아일랜드에 와 잠깐 호스텔에 머물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에 프레드라는 흑인 친구와 사이프러스에서 온 알리 아저씨랑 친구가 됐다.

알리 아저씨는 사이프러스에서 투잡을 뛰는 요리사였는데 아일랜드에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온 경우였다.

내가 처음에 호스텔 일주일치만 예약하고 왔는데 10일 가량을 더 머물러야 해서 같은 호스텔의 다른 방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그때 같은 방에서 만난 아저씨이다.

알리 아저씨는 아주 사교성이 좋아서 더블린에 사는 친구도 금방 사귀어 집에도 놀러가는 신기한 사람이었다.

그 아저씨는 나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더니, 내가 일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갑자기 자기 친구가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다며 같이 가보겠냐고 물었다.

원래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면 안 되지만, 그때의 나는 너무나 겁이 없었고 알리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보여서 만난지 1~2시간도 되지 않아서 바로 아저씨를 따라 나갔다. 


아저씨를 따라서 도착한 것은 더블린 시내에 있는 한 작은 PC방이었고, 아저씨의 친구는 그곳에서 일하는 서아시아 사람이었다.

그 친구에게 아저씨가 내 얘기를 말해주자 더블린 '커리어 주'라는 채용 박람회 정보를 주고 사전등록을 도와주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만 만나다니!

해외 생활 할 때에는 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더니, 나는 진짜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맑은 날에 나는 들뜬 마음으로 더블린 커리어주에 참석하러 갔다. 

매일 이력서를 돌리며 거닐던 음식점, 카페가 즐비한 북적북적한 거리가 아니라 그 반대쪽으로(바다 방향) 조금 더 가니까 아주 한적하고 쾌적한 거리가 나왔다. 예쁜 다리들도 있었다. 






원래는 거지 같은 미친 날씨를 자랑하는 아일랜드이지만, 내가 도착한 초반에는 이렇게 멋진 날씨를 선사해주었다.

9월의 따스한 가을 햇볕과 예쁘게 물든 낙엽을 보며 오랜만에 감상에 젖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냥 새로운 곳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렇게 예쁘고 청명한 하늘과 초록초록한 나무들을 보니 그동안 고생하며 지친 마음이 안정되고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몰랐던 나의 도시 취향을 아일랜드에서 발견했는데, 나는 복잡하고 좁은 골목들이나 빽빽하게 무언가가 들어선 곳보다는 더블린처럼 하늘도 거리도 탁 트여있는 시원시원한 곳에 더 끌렸다. 





여기는 하프모양의 다리!

사람들이 관광을 하고 많이 모이는 중심지에 비해 이곳은 현대적인 건물들이 좀더 많이 있었다.

그래도 건물들의 높이는 모두 고만고만 했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게 무척 좋았다.






한창 콧노래를 부르며 걷다보니 더블린 커리어 주가 열리는 건물이 보였다.

건물 디자인부터 뭔가 흥미로웠다ㅋㅋㅋ





앞서 말했듯이 이전에 취업에 대해 별 인식이 없었던 나에게 외국의 채용박람회는 정말 색다른 이벤트였다.

솔직히 나는 아직 대학 졸업도 안 한 상태이고 영어도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아일랜드도 그냥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온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일을 구하겠다!'는 헛된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일랜드의 채용시장은 어떻고, 여기는 어떤 기업에서 사람들을 뽑는지, 그리고 혹시나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정말 놀랐던 점은 이 행사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는 것이다.

이 사진에서는 다 보이지 않지만 엄청나게 넓은 행사장 내부에는 정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내 생애 첫 채용박람회 방문 경험이었다.





아일랜드가 유럽의 IT 강국이라더니 정말 박람회에 참가한 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미디어 관련 기업들이 유독 많이 보였다.

내 전공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라서 더 이런 기업들이 눈에 들어온 점도 있지만 정말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이 참석해서 인재들에게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일랜드 지사에서 사람을 뽑기도 하고, 아일랜드에서 뽑아서 영국지사에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절실히 일을 구하는 '을'의 입장이 아니라 그냥 행사를 구경하러 온 관람객의 입장으로 하루를 보냈더니 기분전환도 되고 상쾌했다.


채용박람회의 엄청난 열기를 느끼면서 '아일랜드에서 일을 구하는 것은 나 같은 동양인 여자애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한결 짐을 덜 수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기에.. 






2013년 9월, 아일랜드 생활 둘째주

또 한주를 무사히 지내고 있었다.

첫주만큼 모든 게 마냥 새롭고 신기한 것은 아니었지만

매일 정면으로 부딪치고 깨져가면서 나름의 맷집을 키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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