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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유럽



2013년 9월 말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한달이 채 안 되어 일자리를 구했다!

집을 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경사라 무척 기뻤다.

3일간 트라이얼을 받고, 4일을 쉬고 그 다음 주말에 첫 출근이었다.


갑자기 4일의 자유시간을 받게 되었을 때, 런던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를 이용하면, 아일랜드에서 런던까지 아주 저렴하게 갈 수 있다.

나는 코앞에 닥쳐서 예매를 했기 때문에 한화로 약 10만원 정도로 왕복 티켓을 끊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 예매하는 경우 왕복 3만원으로도 갔다온 사례가 있었다)


이렇게,

아일랜드에서 지내는 동안의 첫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런던 STANSTED 공항에 도착해서 테라비전이라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다.

워낙 아침 일찍 아일랜드에서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런던에 도착했을 때에도 여전히 아침이었다.









런던 시내에 도착했을 때 처음 보인 풍경!!

런던 여행을 마치고 아일랜드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돌아갈 때에도, 

역시 이 장소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리고 이 곳에서 기차인지 뭐시긴지를 타고 런던 여행을 시작했다.

런던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이 반겨주었다 :)








런던의 명물 지하철(언더그라운드)

우리나라와 다르게 원형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튜브라고도 부르는 건가?! 






지하철 역마다 특색있는 무늬와 모양으로 벽면이 꾸며져 있었다!!

런던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기했음 >_<








지하철 밖으로 나왔을 때에도 몹시 영국적인 풍경이 나를 반겨줘다.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와, 빨간 이층 버스, 고풍스러운 건물들!! 









첫 구경은 내셔널갤러리!

여기선 카메라를 쓰지 않았다 :-)







내셔널갤러리 주변에 있는 런던패스 오피스에서 런던패스를 받았다!

사실 후에 다른 나라 여행을 할 때에는 베네치아 빼고는 굳이 도시패스를 쓰지 않았는데..

이때는 첫 해외여행인데다가 준비 기간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간편하게 런던패스를 구매했다.







내셔널갤러리 앞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분수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귀여운 아이들의 뒷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낯선 곳인 것도 잊고 한참 바라보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몇몇 아이들이 분수대에 모여있자 곧이어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물장난으르 하며 놀았다. 귀요미들!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런던의 코벤트가든이라는 시장이었다!

아일랜드의 친구에게 영국여행가이드북을 빌렸을 때 이곳이 나와있어서 여기도 와보았다.









이렇게 멋진 그림들을 파는 아저씨도 있었다.

그때 내가 좀더 여유가 있었다면 그림을 몇장 사왔을텐데!!

이때는 아직 월급을 받기 전, 마지막 생활비와 신용카드를 써서 여행을 간 것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런던 어딜 가도 사고 싶은 예쁜 물건들이 많아서, 결국은 기념품 값이 많이 들긴 했다 ㅋㅋ 내가 빨간색을 좋아해서 더 예뻐보였나부다)








시장의 내부를 천천히 걸으며 구경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시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우리나라처럼 빠른 발걸음이 아니라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구경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점심을 먹고 바로 온 거라 배가 부른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 음식 중에 처음 보면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녀석을 골라 먹어봤다.

따끈따끈한게 맛도 좋았다 :-)










코벤트가든을 천천히 돌며 구경한 뒤, 나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짧은 여행이었기에 런던에서의 하루하루를 아주 꽉 차게, 알차게 보냈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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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5 두번째 유럽




2015년 9월 28일 인천 출발. 2주간의 유럽 여행

구성원 : 5세 남아, 10세 남아, 11세 남아, 26세 청년, 38세 여성, 48세 여성




이 글의 영상과 사진은 샤오미 액션캠(yi camera)로 찍었음!



영상을 클릭해주세요 :)





[로마]




로마 시내 전경






판테온 안에서!






로마에서 피렌체로 가는 기차





[피렌체]




피렌체 두오모 성당(종탑)





두오모 위까지 혼자 씩씩하게 걸어 올라 간 5살 사촌동생





두오모 앞에서 건진 인생샷(친구들 왈)





피렌체 종탑 꼭대기에서 두오모 돔과 함께 찍은 셀카!





화창한 날의 두오모





피렌체 기념품샷에서 산 꼭두각시 인형과 함께!






[베네치아]




베네치아 무라노섬에서!






[인터라켄]




인터라켄! 스피츠에서 인터라켄으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 풍경





인터라켄에서 루체른 가는 파노라마 열차에서 본 스위스의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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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유럽





사진 정리 하다가 발견한 루체른 영상

작년에 유럽 여행할 때 사진 정리와 업로드를 미루지 않으려고 한 도시의 여행이 끝날 때마다 그때그때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했었는데, 루체른은 사진을 몇장만 고를 수가 없어서.. 그대로 다 이어붙여 영상으로 만들었다.

여행 중에 급하게 만드느라 사진을 골라내지도 않고 그냥 루체른에서 찍었던 사진을 찍은 순서대로 전부 이어붙였기 때문에 영상 퀄리티가 좋진 않지만 낮부터 해질녘까지 내가 보고 느꼈던 풍경 그대로가 담겨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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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아무 연고도 없이 '일주일 호스텔 예약확인서'과 '두달치 생활비(230만원)'만 달랑 들고 아일랜드로 떠났기에, 도착하면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일랜드에서 지낼 집을 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풀자 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는 내가 첫 일주일동안 머물렀던 숙소 근처의 사거리! 이 횡단보도를 얼마나 많이 지나다녔는지 모른다.

여기 횡단보도만 건너서 몇 블록 가면 바로 더블린 시내의 중심지 오코넬스트릿이 나온다.


1년 중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이 거의 300일 가까이 된다는 아일랜드지만, 내가 처음 도착했을 때는 햇빛 쨍쨍 화창한 날씨였다.

그래서 나에게 아일랜드는 (아무리 비를 많이 맞고 돌아다녔어도) 처음의 화창하고 맑은 따뜻한 인상이 강하다.







 건물들의 높이가 낮은 더블린의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스파이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이 솟아있다. 

친구와 약속을 정할 때 "스파이어 앞에서 만나~"라고 할 정도로 더블린에서 지낸다면 자주 마주치게 되는, 더블린의 상징 같은 존재다.


출국 하루이틀 전 한국에서 미리 'daft.ie'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적절한 가격대의 싱글룸 몇군데를 골라 노트에 적어왔기 때문에, 도착 첫날 3(three) 통신사 매장에서 핸드폰 먼저 개통하고, 맥도날드에 들어가 첫 끼니를 때우며 집주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아마 대뜸 전화해 "daft.ie에서 봤는데, 방 보러 가도 될까요? 저 방 구하는 중이에요~"라고 떠듬떠듬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으로 말을 하는 동양인 여자애가 신기하기도 했을 것 같다. 실제로 몇 군데에서는 거절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바로 다음날 집을 보러 오라고 약속을 잡은 집도 있었다.


핸드폰 개통과 방 알아보는 약속 모두 무사히 해내고, 안도의 마음으로 숙소 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장을 봐서 들어왔다.

알찬 첫날을 보낸 것 같다.






아일랜드에서의 둘째날!

집 보러 가는 약속이 오후에 있었기 때문에 느즈막히 일어나 마트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시간 내로 집을 보러 올 수 있냐는 전화가 왔다.

계산대 앞에 서 있던 나는 그대로 구매한 물건(1.5L 생수병, 빵, 토마토 등...)을 품에 안고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뛰어갔다.

당시엔 구글지도에서 아일랜드 대중교통 길찾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주소 하나만 가지고 혼자 집을 보러 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주소를 보여주며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어보자 친절하게 지도를 펼쳐서 정류장 위치와 타야 하는 버스 번호, 내려야 하는 정류장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무사히 (허둥대긴 했지만) 더블린의 이층버스를 처음으로 타볼 수 있었다:)

이층에서 보는 창밖 풍경은 늘 타던 일층에서 보는 모습과 전혀 달랐다.

우선 전면이 탁 트여있어서 시원하고 안정감이 들었다. 






첫번째 집을 우여곡절 끝에 보고 나서(같은 이름이라도 스트릿, 애비뉴 등등 여러 골목들이 있었기 때문에 길을 헤맸다ㅠ) 숙소에 다시 돌아가 무거운 생수병을 갖다 놓고, 다시 나와서 두번째 집을 보러 갔다.

이번에도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들러 타야하는 버스 정보를 듣고 버스에 탔는데 운전기사가 정류장 이름을 잘 모른다고 했다.

뒤에서 듣고 있던 다른 승객이 내릴 곳을 알려줘서 겨우 내릴 수 있었다. 


여기는 '루칸'이라는 이름의 도시, 더블린 주 안에 있고 더블린 시와 붙어있다.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근처의 잔디밭(나중에 들으니 이 동네에선 그린에어리어라고 부른다더라)에서 쉬고 있었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하늘이 탁 트여있는 풍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동네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고 깨끗해서 집을 보기 전부터 왠지 끌리는 듯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집 주인이 알려준 [번호 - 길이름] 으로 갔는데 그 집은 다른 집이었다. 

핸드폰 배터리는 꺼져서 집주인과 연락을 할 수 없었어서 마침 골목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말을 걸고 있었다.

그때 어느 집에서 한 아이의 어머니인 것처럼 보이는 여자가 나와 거기 스트레인져 뭐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분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흔쾌히 집 안에 들어와 전화를 쓸 수 있게 해주었고, 집주인과 통화를 해서 정확한 집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정확한 집 주소는 [번호 - 길이름 GROVE] 였는데, 나는 [번호 - 길이름 AVENUE] 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두번째로 보러간 방은 핑크빛 벽지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방이었다.

동네부터 마음에 들었던 상태에서 커튼이 하늘거리는 방을 보니 이곳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핑크색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이상하게 끌렸다.

바로 오전에 보고 왔던 집이 약간 지저분하고 오래돼 보여서 더욱 비교가 되기도 했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서 집주인 아저씨가 피자를 구워주었다.

함께 피자를 먹으며 방에서는 얼마동안 지내고 싶은지, 월세를 낼 수 있는 여력이 되는지 등을 물어봐 눈을 반짝이며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이때 처음 안 건데, 내가 방을 둘러보고 마음에 든다고 해서 계약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이미 나 말고도 그 방을 보러 온 사람이 열명 가까이 된다고 했다.

물론 내 마음에도 들어야 하지만, 집주인의 마음에도 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집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겠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절실한 심정으로 열심히 어필했다.


꼬박 하루를 기다려서 다음 날(셋째날) 밤에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가 그 방에 들어가서 살아도 된다는 연락이었다.

엄청난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기뻤다!!

(하지만 그 집 사정 때문에 그 방으로 이사가는 것은 2주 뒤가 되었다...ㅠㅠ)






어쨌든!

방을 구하고 마음에 안정을 찾은 뒤, 아일랜드에서 맞는 첫주말에 비행기에서 만났던 한국 친구(지난 포스트에서 언급)와 더블린 구경을 했다.

그 친구는 어학원을 통해서 왔기 때문에 이미 도착하자마자 더블린 시내 구경을 시켜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며칠간 내내 이리저리 모르는 거리를 헤매며 뛰어다녔기 때문에 더블린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핸드폰 개통하기, 집 구하기라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한 후의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 칼리지. 여기에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도서관이 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일랜드를 떠날 때까지 그 도서관은 가보지 못했다... ㅠㅠ 너무 가까운 곳이라서 오히려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나보다..... 한국에 돌아와서 하는 뒤늦은 후회 





한번 투어를 했다고 길을 잘 아는 친구 덕분에 더블린 여기저기를 알차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여기는 스티븐스 그린(St. Stephen's Green Park)이다.

(무료 영어 클래스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 교사가 스티븐스 그린이라고 발음하더라..)


더블린은 바다와 맞닿아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갈매기 같은 새들이 무척 많다.

호스텔에서 아침에 끼룩끼룩 새 소리 때문에 깨어날 정도였다.


이 공원에 이때 처음 간 이후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더블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신구의 조화 찰칵!

더블린에서는 말도 많이 키운다고 한다.

(루칸에 살면서는 종종 도로에서 말 똥을 보기도 했다...)


여기는 물론 시내이기 때문에 관광 목적으로 키우는 말이 대부분이다.

한밤중에 탬플바 근처에서 경찰복 같은걸 입은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걸 보기도 했다. 허허.






마구마구 돌아다니다가 중국어가 써져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아시안 푸드 마켓에 한국 식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익숙한 우리나라 제품들 밑에 유로로 가격이 쓰여있어서 묘한 기분과 함께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있을 땐 한국 음식을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한인마트나 아시안 마켓이 있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ㅎㅎ





정처 없이 걷다가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 안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에 들어갔다.

오래된 장난감, 그림, 장신구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참 분위기가 있어서 천천히 구경을 했다.






언제 지어진 건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짙은 붉은색 외벽의 건물이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유럽에 있긴 있구나..!





한참을 걸으며 구경하다가 잠시 쉴겸 카페에 들어갔다.

라떼를 시켰는데 아기자기한 라떼아트와 함께 나왔다.

유럽의 IT 강국인 아일랜드 답게 카페 안에서 와이파이도 되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창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낯설어서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때가 2013년, 당시 한달정도 뒤에 런던 여행을 갔었는데 이때만해도 들어가는 카페마다 와이파이가 안 된다고 해서 황당했었다...)





수요일에 도착해서 주말까지...정신없으면서도 설렘과 기쁨, 두근거림이 가득했던 아일랜드에서의 첫주가 지났다.

다른 이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아일랜드의 첫인상은 모르는 사람도 기꺼이 도와주는 '친절'과 탁트이고 청명한 '하늘', 그리고 이에 걸맞게 깨끗한 도로, 옛 정취와 현대가 공존하는 '조화'였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지만, 어느 것도 두렵지 않았다. 안정감을 주는 도시였다.


이 당시에는 '이 모습이 유럽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이 전형적인 유럽 도시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유럽의 여러 나라, 도시들을 여행하고나니 아일랜드만의 매력과 개성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돌아갈 수 었는 상태였기에 아일랜드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2013년 9월, 이렇게 아일랜드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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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09.03. 첫 출국

만 스물 셋, 인생 처음 대한민국 밖으로 나갔다.

한번쯤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혼자 살아보고 싶은 욕구, 그리고 '젊어서 사서 고생한다던데' 하고 내 한몸 한번 제대로 굴려보고 시험해보기 위해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6개월 생활을 결심했다.












제주도 갈 때 빼고는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고, 항상 부모님과 같은 집에서 함께 살아온 경기도 촌년이었다.

그래서 첫 출국 비행 때에는 창밖 풍경과 얼음결정까지 하나하나 모든 게 새롭고 낯설고 동시에 설렜던 것 같다.

'열살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 배워서 수능 치고 학교 갔는데 말 한 마디 못하겠어?' 하는 오만함으로 한국에서 영어 학원도 한번 제대로 안 다니고 떠난 탓에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나누는 모든 짧은 대화마다 긴장도 했고, 학교에서 배웠던 영어를 머릿속에서 더듬어 당당히 의사표현을 했더니 말이 통하는 것이 신기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타서 베이징, 코펜하겐을 경유하여 아일랜드로 가는 일정이었다.

코펜하겐에서는 밤에 도착하여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내로 나가 하룻 밤을 보냈다.

사실상 내 인생 처음 발을 딛는 유럽 땅이어서 몹시 두근두근 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밤 시간이었는데도 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꽤 밝은 편이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대한 내 첫 이미지는 '쭉쭉 곧게 뻗은' 건물들과 도로, 사람들 그리고 셀수 없이 많은 자전거였다.

사람들이 다들 길쭉길쭉하고 새하얘서 동화속에 나오는 요정들 같았다.

북유럽이라 막연히 우리나라보다 추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다.

9월이라 그런지 한국의 가을 날씨정도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프론트 직원에게 운하와 인어공주 동상이 어디있는지 어디있는지 물어 지도 한장만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새 밖은  꽤 어두워져있었다.

숙소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걸어서 10분 이내로 갈 수 있었다.

퇴근 길인건지, 운동을 하러 나온 건지 거리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고 있었다.

걷다보니 운하를 따라 길게 늘어선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화려한 불빛이 나왔다.

나는 금새 마음을 사로잡혔다.

비록 경유지였지만, 인생 첫 해외 방문이라니!!

그냥 발걸음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몹시 설레고 행복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달랑 지도한장 든 나는 달리 갈 곳도 몰랐다.

'좀더 밝을 때 왔으면 더 좋았을걸...'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모습도 무척 멋졌기 때문에 흔들거리는 배 근처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앉아 구경을 했다. 다음 날 새벽같이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어차피 일찍 숙소로 돌아가야했다.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이 풍경을 눈에 오래오래 담아두기 위해 그냥 같은 곳에 혼자 앉아 있었다.

내일이면 내가 당분간 정착해서 살아야 하는 낯선 나라 아일랜드에 도착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른 아무 생각도 걱정도 들지 않았다.








 완전히 깜깜해졌을 때, 나는 일어나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시간은 아마 11시가 훌쩍 넘었던 것 같다.

나올 때는 자전거와 사람이 많이 지나다녔지만, 들어갈 때는 한적했다.

사실 한국 같았으면 진작에 캄캄해졌어야 했지만, 그래도 나는 더이상 오래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하는게 마냥 아쉬웠다.

코펜하겐에서 보낸 하룻밤은 짧지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관광지가 아닌 일반 도로를 걷는데도 왠지모를 분위기가 있었다.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았지만 밖에서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단돈 230만원(2달치 생활비)만 들고 떠난 것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 자리를 잡고 6개월 동안 생활해내는 것만으로도 큰 도전이었지만, 이날 코펜하겐에서 보낸 하룻밤은 단순한 생활을 넘어서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고 오고 싶다는 열망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오른쪽에 보이는 마켓은 당시엔 그냥 지나쳐다녔던 곳이지만 6개월 뒤 다시 코펜하겐을 경유할 때에는 마음껏 구경하고 신기한 음식도 맛본 곳이다.

예전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이렇게 찍을 당시엔 몰랐던 것들이 보인다.

잠을 오래 자진 못했지만 공기도 기분도 모두 상쾌했다.

모든게 다 처음이다보니 어느 것 하나 설레지 않는 것이 없었고, 동시에 어느 것 하나 겁을 낼 수도 없었다.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그냥 해야 했기에, 두려움을 느낄 새가 없었다.







 초록색이 상징인 나라 아일랜드에 착륙할 때가 되자, 비행기 안이 온통 시끌벅적해졌다.

코펜하겐에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으로 가는 비행기에는 대부분 아이리쉬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비행 내내 수다스럽게 떠들더니 아일랜드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환호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고 난리 부르스를 췄다.

동양인은 나와 우연히 내 옆에 앉은 한국인, 이렇게 둘 뿐이라 그런 분위기가 얼떨떨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인 못지 않게 흥이 가득한 아이리쉬들다운 모습이었다.

비행기에서 내 옆에 앉은 한국인과는 금새 친구가 됐다.

그는 어학원을 통해서 왔지만 나는 아무 것도 통하지 않고 혼자 무작정 온 것이었기 때문에 더블린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그를 만난 건 정말 천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블린 공항 도착!

비행기에서 만난 친구는 어학원 사람이 마중나와 데리고 갔다.

내가 숙소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하자 그 어학원 사람이 나에게 시내로 가는 버스가 있다며 알려주었다.

그 사람의 말을 새겨듣고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가서 내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물어봤더니 같은 버스를 추천해줬다.

낯선 나라 아일랜드에서 처음으로 탄 이층버스다.

버스에 타서 앞에 캐리어를 실을 수 있는 자리에 내 캐리어를 넣으려고 낑낑 대자 남녀 할 것 없이 나를 도와주었다.

아일랜드에 대한 첫인상은 참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예약한 호스텔이 위치한 로워 가디너 스트릿에 내려서 주소 정보만 가지고 호스텔을 찾아갔다.

처음에 신호등이 없는 곳에 내려 길 건너편으로 어떻게 건너야 하는지 망설이는 나에게, 아이리쉬들이 그냥 무단횡단을 하라고 알려줬다.

여기 사진은 주소를 잘못 찾아 한 번지수 전에 잘못 도착해서 기다릴 때 찍은 사진이다.

내가 일주일 예약한 호스텔의 입구는 이 파란대문 바로 왼쪽에 있는 큰 대문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 파란문이 있는 곳도 같은 호스텔 건물이긴 하지만 이 문은 사용하지 않는 문이었다)


이렇게 나는 난생 처음 해외로 떠나 머나먼 나라 아일랜드 더블린에 도착했다. 

여기선 코펜하겐과 달리 마음놓고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말 그대로 아무런 연고 없이 무작정 떠나온 것이기 때문에 당장 핸드폰 개통부터 해서 daft.ie(부동산 사이트)에서 미리 봐둔 방의 집주인들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잡아야했다. 방을 당장 구하지 않으면 갈 곳이 없는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무모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단 나는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모든 게 새로웠지만 새로움에 감탄할 시간이 없었다.

적응할 새도 없이, 나는 자연스럽게 행동부터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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