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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더블린 생활에 대한 지난 포스트와 관련된 영상을 모아봤다.

아일랜드에 도착후 1~2주 동안 찍었던 영상ㅋㅋㅋ 사실 별건 없다.

스티븐스 그린, 더블린 시내, 맑은 하늘, 미친듯이 비 오는 날씨,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더블린의 상징 버스킹!!!

50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그곳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추억이 담긴 사진도 매력 있지만, 이렇게 영상으로 보게 되면 마치 어제 갔다온 것처럼 기억들이 더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촬영한 직후에 정리하는 것과 달리, 이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정리하니 감회도 새롭고 그때는 느끼지 못하던 것들도 느껴진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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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의 여행/13-14 나홀로 아일랜드



2013년 9월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이후 내가 더블린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곳은 바로 스티븐스 그린!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공원인데도 넓고 한적하고 아름다워서 자꾸자꾸 가서 시간을 보내고 오고 싶은 곳이다.





한국에서 서울과-경기도를 오가며 생활하던 나에게 공원이란 선유도와 여의도공원, 올림픽 공원 정도..?!

그곳들도 물론 좋지만, 더블린의 스티븐스 그린에서 깜짝 놀랐던 건 청둥오리와 갈매기, 심지어 백조들까지 수없이 노닐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티븐스 그린 옆에는 큰 쇼핑센터와 온갖 호텔들이 줄지어 있을 정도로 번화한 도심 한복판이었지만 공원 안은 놀랄만큼 평화로웠다.





워낙 초록초록 한 것을 좋아하고,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기는 나는 첫 방문 이후 스티븐스 그린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이날은 더블린 생활 둘째주 주말!

평일엔 열심히 일을 구하러 돌아다녔으니 주말에라도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쉬고 싶어서 느릿느릿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ㅠㅠ 

미친 날씨를 자랑하는 아일랜드 답게 공원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청둥오리 너무 귀여움 ㅠㅠ





갑작스런 비에 오리도 놀라고 갈매기도(맞나??) 놀라고 공원에 산책나온 아이와 어른들도 나무 아래로 비를  피하기 바빴다.

이 사진을 찍고 나도 얼른 카메라가 젖을까 품안에 집어 넣고 우산을 폈다.

초록초록한 풍경 속에서 맞는 비는 바쁜 도시생활에서 비를 만났을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나무 아래 한 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빗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자니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비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비가 완전히 그치고 나는 다시 우산을 접고 산책을 시작했다.

비에 젖은 잎들 덕분에 한층 녹음이 짙어진 모습이었다.





조금 걷다보니 잔디 밭에서 놀고 있는 백조가 보였다.

물에서는 우아하기 그지없지만 물 밖에선 뒤뚱뒤뚱 오리처럼 걷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리고 저 새하얀 깃털도 너무 예뻤다.





물속에선 이렇게나 우아한 백조님ㅋㅋㅋ

그냥 이렇게 동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서 이날 이후로 거의 매일 점심을 싸가지고 스티븐스 그린에 갔다.

일을 구하는 동안엔 아침에 도시락을 싸서 나간 뒤 이력서를 돌리다가 스티븐스 그린에 앉아 점심도 먹고 책도 좀 읽다가 다시 이력서를 돌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일들이 반복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그대로 백조... 저 백조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물 위에 한가롭게 떠있는 모습 아래에는 발로 끊임없이 헤엄을쳐야 할테니.. 스티븐스 그린에 앉아 한가롭게 책을 읽고 볕을 쐬며 여유를 즐기는 것 같아 보이는 나도 실은 비맞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일을 구하고 있는 처지였으니 정말 말 그대로 백조... 허허허





그래도 매일 지친 몸과 불안함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곳은 이곳 뿐이었다.

내사랑 스티븐스 그린♡_♡





백조가 있는 곳을 지나 걷다보면 이렇게 어린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평평한 잔디밭과 놀이터가 나온다.

평소 같았으면 놀이터가 아이들로 가득 차있었을텐데, 이때는 비가 온 직후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빗방울 맺힌 잔디밭 위를 총총 뛰어다니는 까치만 놀고 있었다.

놀이터 앞에서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까치 뒷꽁무늬를 쫒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놀았다ㅋㅋ





나뭇잎 위에는 송글송글 맺혀있는 빗방울들을 보니 다시금 좀전의 비가 떠올랐다.

멀쩡한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지 않나, 그리고 또 금새 그치지 않나 더블린의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햇빛이 들기 시작했다.

넓은 공원은 산책로가 잘 짜여져 있어서 걷는 동안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비온 직후라 사람이 없어 한적한 게 마음에 들었다.




바닥은 온톤 젖었지만 하늘에선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완전히 맑게 갠 이후에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화창한 날씨가 됐다.

정말 미친 날씨가 아닐 수 없다.





꽃잎에 맺혀있는 물방울이 없으면 마치 온종일 맑았던 것처럼 꽃들이 예쁘게 활짝 피어 빛을 받고 있었다.





좋아진 날씨에 따라 덩달아 기분 좋아진 나는 마치 등산와서 신이난 아저씨처럼 룰루랄라 꽃 사진을 찍어댔다.

사진첩을 보니 웬 꽃을 그렇게 클로즈업 해서 찍었는지ㅋㅋㅋ





계속 서서 산책하느라 다리가 조금 아파져서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미 벤치에 물기는 거의 없었다.

평소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나에게, 한국에서 친구가 그래도 필요할 거라며 텀블러를 선물로 줬었다.

산책하며 마시려고 숙소에서 따뜻한 차를 텀블러에 담아왔었는데 아직 나온지 오래되지 않아 따뜻한 상태였다.





벤치에 앉은 상태 그대로 정면을 찍은 사진!

드넓은 공원 뒤로 펼쳐진 커다란 하늘이 참 예뻤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스티븐스 그린!!!





이렇게 아일랜드에서 또 한주가 가고 있었다.

난생 처음 해외로 나가 여행도 아니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나에게 스티븐스 그린은 그 어느 것보다도 위안이 되어 주었다.

낯선 도시였던 더블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생겼다.


2013년 9월 중순, 먀냥 신기하고 새로웠던 더블린에 애정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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